김지석 삼성화재배 우승 한국바둑 자존심 살렸다

입력 2014-12-11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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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중국 산시성 시안에서 열린 삼성화재배 결승3번기 제2국이 끝난 후 김지석(오른쪽)과 탕웨이싱이 복기를 하고 있다. 김지석의 우승으로 한국은 2년 만에 세계 메이저대회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사진제공|한국기원

탕웨이싱에 2-0 압승…생애 첫 세계대회 제패

김지석(25) 9단이 생애 처음으로 세계대회 결승에 진출해 우승을 거머쥐었다. 김지석은 10일 중국 산시성 시안 성메이리야 호텔에서 열린 2014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결승3번기 제2국에서 전기 대회 우승자인 중국의 탕웨이싱(21) 9단을 상대로 197수만에 흑 불계승을 거두고 종합전적 2-0으로 우승했다. 김지석은 9일 1국에서도 274수만에 백 불계승했다.

김지석의 삼성화재배 우승은 한국바둑계로서는 가뭄 끝의 단비다. 2013년 단 하나의 메이저대회 우승컵도 만져보지 못했던 한국은 김지석의 우승으로 2년 만에 메이저대회 우승에 성공하게 됐다. 김지석은 우승 후 “입단(2003년) 후 가장 큰 목표였던 메이저 세계대회 우승의 꿈을 이뤄 기쁘다”면서 “우승 직후 아내에게 하트가 담긴 축하 문자메시지를 받았다”며 쑥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결승2국은 대국의 내용도 좋았다. 막판까지 엎치락뒤치락해 마음을 졸이게 만들었던 1국과 달리 2국은 수월한 완승. 초반에 실리를 차지한 김지석은 상대의 추격에 강수로 맞섰고, 이후 완벽한 수읽기로 바꿔치기를 단행해 승리를 굳혔다. 탕웨이싱이 돌을 던졌을 때는 이미 15집 이상 차이가 난 상황이었다.

김지석의 세계대회 우승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 국내기전에서 4차례 우승했지만 세계대회와는 인연이 없었다. 재미있는 것은 5차례의 우승 결승대국을 모두 영봉승으로 장식했다는 점이다. 김지석이 곱상한 외모와 달리 큰 승부에 강한 심장을 지니고 있다는 증거다.

대국 직후 열린 시상식에서 김지석은 삼성화재 홍승표 중국 법인장으로부터 우승 트로피와 3억원의 우승상금을 받았다.

시안(중국)|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anbi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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