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명 “180도 달라진 인생…김대리 평생 못잊어”

입력 2014-12-15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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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명에게 쏠린 관심과 인기는 과거와 비교해 크게 달라졌지만, 그는 “들떠 있을 시간이 없다”고 했다. 인기는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것이기에 그는 “현재에 더 집중하고 교만해지지 않도록 노력중”이라고 스스로를 다잡고 있다. 사진제공|tvN

■‘미생’ 김대리 김대명이 말하는 ‘김대리’

직장 경험없는 내게 ‘김대리’는 도전
이제야 직장인 친구들 고충 이해 돼
첫 드라마 인기…교만해질까봐 경계
종영이 코앞…벌써 눈물 날것 같아요

2년 전 김대명(34)은 지금과 같은 상황을 상상이나 했을까. “불과 6개월”만에 인생이 달라졌다. 연기자로서, 인간으로서 김대명의 일상은 케이블채널 tvN 금토드라마 ‘미생’을 통해 180도 바뀌었다. “사람이니깐 그렇지 않을 순 없겠지만” 초심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완생’을 향해 달려가는 마음은 변하고 싶지 않다.

12일 서울 광화문에서 만난 김대명은 극중 김대리 모습 그대로 나타났다. 경기 양평 세트장에서 촬영을 끝내자마자 사원증도 빼지 못한 채로 부리나케 달려왔다. 잠시 숨을 돌리고는 A4용지와 펜을 꺼낸다. 인터뷰를 하면서 자신이 무슨 얘기를 하고 있는지 정리한다. 언제부턴가 몸에 밴 습관이라고 한다.

“종영이 코앞인데 이야기가 하나씩 마무리 지어질 때마다 기분이 이상하다. ‘쫑파티’때 마지막 회를 다같이 보면서 아마도 울 것 같다. 제 인생에 있어 ‘미생’은 평생 잊혀지지 않는 작품이다. 드라마도, 6개월 동안 작품을 찍는 것도 처음이다. 저를 알릴 수 있는 작품이었다.”

김대명은 연극 무대를 누비다 2012년 ‘개들의 전쟁’으로 스크린에 첫 발을 내디뎠다. 이듬해 ‘더 테러 라이브’에서는 목소리만으로 영화를 ‘지배’했다. 보이지 않지만 보이는 것 이상으로 강한 존재감을 보여줬다. 이후 ‘방황하는 칼날’ ‘표적’ ‘역린’ 등에서 ‘신 스틸러’의 면모를 드러냈다. 내년에도 ‘내부자들’ ‘판도라’ ‘뷰티 인사이드’ 등 그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는 영화가 줄지어 개봉한다.

“그동안 영화에서는 살면서 접해보기 힘든 캐릭터를 주로 맡았다. 그래서 세탁소 주인 같은, 제 주위에서 볼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캐릭터일수록 실감나게 표현해야 하고, 그만큼 ‘공감을 얻지 못하면 안 된다’는 부담이 있다.”

이런 면에서 김대명에게 ‘김대리’는 도전과도 같았다. 어느 회사에나 있는 대리를 직장생활 경험이 전혀 없는 김대명이 어떻게 소화할지 고민이었다. 주변에 대리 직급의 친구들이 있지만 “먹고 살기 힘들어” 그들의 고충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알 것 같다”고 한다. ‘미생’을 촬영하는 6개월간 집에서 세트장으로 “출퇴근”을 하다보니 제법 직장인 같은 삶을 살았다.

“오전 11시가 되면 ‘차장님(이성민) 오늘은 뭐 먹을까요?’라고 묻고, 장그래(임시완)와 식당을 예약한다. 메뉴는 주로 백반이다. 대사를 잊을까 걱정이지만 반주를 했으면 좋았을 텐데…. 하하.”

사진제공|CJ E&M


김대명은 ‘내가 지금 잘 되고 있나’라는 생각을 최대한 하지 않으려고 한다. 사람들이 알아보고 사인을 부탁하거나 사진을 찍자는 일은 영화 개봉하면 가끔 있었지만 지금은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감사하지만 이 같은 관심이 언제 사라질지 모른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 인기가 앞으로 연기하는데 짐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더 가봐야 알 것 같다. 들떠 있고 휩쓸리면 나중에 힘들 것 같다. 그래서 저 스스로 경계하는 것 같다. 희희낙락하는 것도 용기가 필요한데 저는 그 후폭풍이 두렵다.”

지금의 분위기에 취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배우한테 창조적인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는 “주제파악을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잘 하고 있다’와 ‘교만하다’는 미묘한 한 끝 차이”라며 교만해지지 않으려는 소신을 밝혔다. 그래도 혼자 있을 때는 집에서 30분 정도 ‘와! 신난다!’라고 소리치며 ‘현실’을 만끽하곤 한다.

김대명은 종영 이틀 전까지 촬영이 예정돼 있다. “첫 드라마에서 좋은 선·후배를 만나며 배운 점이 많다. 또 현장의 빠듯함도 배웠다”는 그는 “체력에 빨간불이 들어왔다”고 했다. 그러나 김대명은 힘들지는 않다.

“지금까지 고생을 했다고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일이 너무 빨리 진행되고 있어 감사할 뿐이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sm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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