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父 “내 아들 광현이, 2년후 ML 재도전”

입력 2014-12-15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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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김광현(왼쪽)이 1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결혼식을 마친 뒤 신부 이상희 씨와 행진하고 있다. 김광현은 이날 SK와 2015년 비FA 투수 최고 연봉인 6억원에 재계약해 겹경사를 누렸다. 사진제공|웨딩 까라디

■ 김광현 부친 김인갑씨 인터뷰

타협할 수 없는 최종안 갖고 협상 시작
실망했겠지만 잊을건 금방 잊는 성격
결렬 후 SK의 격려와 파격 연봉 감사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건만 12일 아침 7시까지 기다렸던 전화는 오지 않았다. 그렇게 김광현(26)은 메이저리그의 꿈을 잠시 미루고, SK에 남게 됐다. 그 정확한 이유를 놓고 김광현과 SK는 침묵하고, 바깥에서는 추측만 무성하다. 김광현의 아버지 김인갑(사진) 씨는 선수 당사자도, 에이전트도 아니다. 그러나 모든 과정을 아들 곁에서 지켜보고, 함께 느낀 사람이다. 스포츠동아는 어렵게 아버지와 연락이 닿아 일의 전말과 현재의 심경, 앞으로의 각오를 들었다.


-샌디에이고와 협상 결렬의 진짜 이유를 듣고 싶습니다.

“그렇게 됐네요. 어쩔 수 없죠 뭐.(웃음) 일단은 금액이겠죠. 부대조건도 그렇고….


-어떤 생각을 갖고 협상을 했었나요. 웬만하면 타결이 될 줄 알았는데….

“가격이 안 맞으면 안 간다는 얘기를 하고 미국으로 갔어요. 다만 (샌디에이고와) 협상테이블까지 가봐서 어떤 조건인가 들어보고 나서 판단해야 후회는 안 될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마음으로 미국에 갔던 것이었어요.”


-허탈하겠습니다. 이제 메이저리그 도전은 어떻게 됩니까?

“후회는 없어요. 앞으로 2년 더 잘해서 (다시 메이저리그에) 도전해보는 것이고. (특정구단이 협상권을 독점하는) 포스팅은 좁으니까. (완전 FA 자격을 얻는) 2년 더 기다려야지.(웃음)

김광현 아버지 김인갑씨. 스포츠동아DB



-김광현이 많이 상심하겠습니다.

“잘 잊어버리잖아요. 잊을 것은 금방 잊는 성격이니까. SK 구단에서 위로도 많이 해주시고요. 가기 전에도 ‘절대 작은 금액에 가는 거 아니다’라는 조언도 해주시고요.”


-SK 반응은 어땠습니까?

“(김광현이 샌디에이고로 갔다면 SK가 이적료로 손에 쥐는 포스팅 금액이었던) 200만 달러는 SK는 생각지도 못한 (작은) 액수일 텐데 우리를 위해서 끔찍하게 생각해주시는구나 인정했지요. SK 구단에 고마움 많이 느끼고 있어요. 결렬 직후 민경삼 단장이 전화 주시더라고요. 나나 광현이도 7시까지 못 잤는데 SK 분들도 뜬눈으로 지새우시고 계속 관심 가져주셨어요.”


-협상 결렬의 예감은 언제 하셨어요?

“나도 광현이도 7시까지 기다렸어요.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김광현은 타협할 수 없는 최종안을 협상 시작부터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 이하로는 미국에 가지 않겠다. 그 마지노선을 샌디에이고가 지켜주면 연락하라’고 에이전트에게 당부해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에이전트에게 연락이 안 왔어요. 안 됐구나 싶었죠. 그렇게 마무리됐죠.”


-포스팅 직후부터 과정이 험난했습니다.

“SK 구단에서 (입찰금을) 최하 500만 달러는 생각했을 텐데. 나 같은 경우는 (200만 달러로 듣는 순간) 끝났다, 포기다 생각했는데. 광현이가 SK와 만나서 ‘한번 내 가치는 알아보고 싶다. 여기서 포기하면 허탈할 것 같다. 테이블 앉아보고 안 되면 말겠다’고 했어요.”(무조건 미국에 갈 것이라는 바깥의 예상과 달리 김광현은 처음부터 메이저리그에 못 갈 수 있다는 마음의 각오를 한 것 같다. 액수의 문제가 아니라 조건이 나쁘면 한국을 대표하는 투수로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원칙이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김광현이 빨리 마음을 추슬러야 할 텐데요.

“당일 아침은 실망 좀 한 것 같은데 이제 다 잊어버린 것 같아요. 마음에 둬서 안 되는 일이고, 팔이 안 아프다니까 위안으로 삼아야죠. (14일 결혼하니까) 자기 관리는 자기가 해야지요.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 보여줄 겁니다.”


-SK도 김광현의 ‘힐링’을 위해 많이 신경 쓰고 있는 것 같습니다.

“SK에 정말 고마워요. 양현종(KIA)은 협상도 못했는데…. SK는 (메이저리그로) 가는 것으로 알고 있었어요. 계약이 되는 분위기였으니까. 초청장 보내주고 단장, 감독하고 좋은 얘기도 나누고. 잘 되는구나 했었는데,…. (협상 결렬 뒤) SK가 자기 일처럼 챙겨주니까 감사하죠.”


-이제 SK 에이스로서 실력을 보여줘야겠지요.

“2년 잘해서 다시 도전하는 마음을 가져야겠지요. 나한테는 ‘앞으로 한 달간 인터넷 보지 마세요’ 하더라고요.(웃음)”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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