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연봉 6억, 최고의 결혼선물

입력 2014-12-15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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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김광현(오른쪽)이 1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결혼식에 앞서 신부 이상희 씨의 볼에 입을 맞추고 있다. 임민환 기자 minani84@donga.com 트위터 @minani84

SK, 3억3000만원 인상 ‘에이스 자존심’ 살려

에이스가 돌아왔다. 그러나 SK 민경삼 단장은 웃지 않았다. 외국인선수 계약 차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에 참석하고 11일 돌아온 민 단장은 12일 아침 김광현(26)과 샌디에이고의 협상결렬 소식을 들었다. 민 단장은 “숙제가 남았다”고 짧게 소감을 말했다. 다만 “최선을 다해 김광현의 모티베이션(동기부여)을 끌어내겠다”고 SK 야구단의 방향성을 분명히 밝혔다. 그리고 14일 김광현과 2015년 비FA 투수 최고연봉이 유력한 연봉 6억원에 재계약했다. 올해 연봉인 2억7000만원보다 무려 3억3000만원(인상률 122%)이 오른 SK 역대 투수 최고연봉이다.(종전 2008년 조웅천 3억원)


● “메이저리그가 틀렸다는 것을 보여주겠다”

SK가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도전을 전심전력으로 도왔다는 것은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었다. 포스팅 과정에서 SK 실무진은 “솔직히 김광현이 떠나면 SK는 답이 없다. 그래도 보내줘야 한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김광현이 굉장히 부담스러워했던 메이저리그 도전 기자회견을 구단이 연 것에 대한 ‘부채의식’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SK의 ‘선의’는 포스팅 이후 계속 김광현에게 마음의 짐이었을 것이다.

그런 부담감을 감수하고, 김광현은 샌디에이고와 협상을 깨고 SK로 돌아왔다. 한국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에이스로서 품격을 지킨 것이다. 그러나 심리적 내상이 없을 순 없다. 이런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민 단장은 “실망한 에이스를 다시 꿈꾸게 만들어주고 싶다. 미국이 못 세워준 자존심, SK가 세워주고 싶다”고 말했다. 민 단장은 “메이저리그가 잘못 판단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단호한 톤으로 말했다.


● 연봉 3억3000만원 올려준 SK의 파격

SK 실무진은 휴일인 13일 출근했다. 김광현이 다시 야구에 전념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들을 모으기 위해서였다. SK는 그 첫 걸음을 연봉으로 생각했고, 그 결과가 비FA투수 역대 최고연봉 인상폭(종전기록은 2014년 LG 봉중근의 3억원 인상)이었다.

2014년 비FA 투수 최고연봉은 배영수(당시 삼성)의 5억5000만원이었다. 민 단장은 “시즌고과에 플러스알파를 김광현에게 안겨줄 방침”이라고 선언했다. 2014년 연봉 2억7000만원을 받았던 김광현은 13승에 방어율 3.42를 기록해 투수 고과 1위였다. 민 단장은 “SK가 최정(4년 총액 86억원 FA 계약)이라는 아이콘을 잡아놨지만 김광현도 큰 선수”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SK는 김광현이 2015시즌 후 다시 포스팅에 나설 일은 없다고 보고 있다. 이제 2016시즌을 마치고 완전 FA로 메이저리그 문을 다시 두드릴 것이다. 앞으로 2년, 그때까지 SK는 우승을 노릴 수 있다. 그러나 민 단장은 “그런 얘기는 광현이 마음부터 다독이고 하자”고 말했다. 김광현은 연봉 발표 후 “샌디에이고와 협상이 결렬돼 아쉬운 마음이 있었지만 곧바로 SK가 진심어린 격려와 위로를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SK가 14일 결혼식을 올린 김광현에게 큰 선물을 안겨줬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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