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통한 아이, 성장까지도 빠르다면? 성조숙증 의심

입력 2014-12-15 15: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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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찬 원장

직장에 다니며 아이를 키우는 김모(32·여)씨는 최근 초등학교 1학년 큰 딸아이의 학교 건강검진 결과를 받아보고 깜짝 놀랐다. 원래 보통 체중이었던 아이의 체중이 부쩍 늘어난 데다 비만이라는 결과까지 받았기 때문이다. 아이는 비만이 시작되면서 가슴이 봉긋하게 올라오고 몽우리까지 생겨 결국 한의원을 찾았다.

김씨의 자녀 사례처럼 정상적인 경우보다 조기에 나타나는 2차성징을 ‘성조숙증’이라고 한다. 최근에는 많은 아이들의 생활이 무분별하고 인스턴트음식에 노출되기 쉬워 어린 나이 때부터 고환이 커지거나 가슴이 나오는 성적 징후를 나타내고는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06년부터 2010년까지 5년간 성조숙증으로 진료 받은 어린이 환자 수는 4배 이상 늘어났다. 여아의 경우 만 8세, 남아의 경우 만 9세 이전에 이미 사춘기가 시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조숙증에 해당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여아의 경우 만 10세 이전, 남아의 경우 만 10세 6개월 이전에 2차 성징을 나타내는 조기 사춘기가 나타나는 아이들도 늘고 있다.

이러한 증상을 보이는 아이들은 최종신장이 평균치(성인남자 173cm, 성인여자 160cm)보다 작은 경우가 많다. 여아의 경우 초경이 평균연령(현재 한국여성의 경우 초경 평균연령은 만 12~13세)보다 빨라지기 때문에 부모는 관심을 갖고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해주어야 한다.

한의학에서 고전인 ‘황제내경’에 따르면, ‘여자는 7세에 신기(腎氣)가 성하여 치아가 발달하고 모발이 길어지며, 14세에는 임맥(任脈)과 태충맥(太衝脈)이 왕성해져 월경에 이르니 자식을 가질 수 있게 된다’는 기록이 있다. 또 ‘49세에 임맥이 허해지고 태충맥이 쇠하여, 천계(天癸:월경)가 마르고 지도(地道)가 통하지 않으면 자식을 가질 수 없게 된다’고 하였다.

이는 여자의 월경이 14세에 시작하고, 49세에 끝나는 서양의학의 이론과 상통하는 것이다. 한의학에서도 신기의 성쇠에 따른 여성의 생식과 발육의 변화를 보고 적절한 치료를 해왔음을 알 수 있다.


● 성조숙증, 비장을 보강하고 습담을 없애 치료

성조숙증이나 조기 사춘기를 보이는 아이 중에는 간혹 과체중이거나 2차 성징을 보이기 1~2년 전부터 갑자기 체중이 느는 등의 변화를 보이곤 한다. 한의학에서 이를 비허습온증이라고 칭하며 아이의 상태에 따라 치료한다.

평소 식습관이 좋지 않고 달고 기름진 음식을 자주 먹거나 야식을 자주 먹는 습관이 있는 아이들이 주로 이런 증후를 보인다. 평소 달고 기름진 음식을 즐기면 오장육부 중 ‘비(脾)’의 기능이 허약해지게 되어 비허습온증이 나타난다.

‘비’는 음식물을 소화하여 몸의 곳곳으로 보내주는 역할을 하는데, 비가 약해지면 불순물인 습이 모여 담이라는 노폐물의 형태로 쌓이게 된다. 여기에 열이 더해져서 ‘담열(濕熱)’이 되고 결국 음과 양이 균형을 잃고 초경이 빨라지는 것이다.

이런 비허습온증의 경우 허약한 비장을 보강하고 쌓인 습담을 없애주는 방법으로 치료한다. 여기에는 택사, 맥아, 복령, 진피, 해조, 곤포 등의 약재를 사용한다.

이러한 한의학적 치료와 더불어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것도 필요하다. 기름진 음식이나 단 음식 혹은 가공식품을 적게 먹도록 지도하고 야식은 피해야 한다. 잠들기 2시간 전에는 공복 상태로 있는 것이 좋다.

성장을 위해서 충분한 식사는 필요하나 포만하게 먹는 것은 좋지 않다. 식사량은 줄이지 않으면서 체질에 맞는 음식을 위주로 식단을 꾸리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anbi361

(도움말 이천 함소아한의원 장채찬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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