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수일 “다문화가정 아이들 본보기 되겠다”

입력 2014-12-18 06:4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강수일. 스포츠동아DB

■ 강수일의 태극마크가 특별한 이유

스피드·파워 겸비…슈틸리케호 FW 경쟁 자신감

강수일(27·포항·사진)은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미완의 대기’로 평가 받았다. 키 184cm-몸무게 74kg의 좋은 신체조건에 스피드와 운동능력, 파워까지 겸비했지만 지독한 골 결정력 부재에 시달리면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를 냈다. ‘골 넣는 것 빼고는 다 잘한다’는 평가가 있었을 정도다.

2014시즌을 앞두고 임대선수로 포항 유니폼을 입은 강수일은 올 시즌 K리그 클래식(1부리그) 29경기에서 6골·3도움으로 프로 데뷔 이래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이 같은 활약을 발판 삼아 울리 슈틸리케 국가대표팀 감독의 부름을 받기에 이르렀다.

강수일은 대표팀에 합류해 15일부터 제주도 서귀포에서 전지훈련에 소화하고 있다. 특히 이동국(전북), 김신욱(울산) 등이 부상으로 빠진 터라, 슈틸리케 감독은 대체 공격수 자원 찾기에 열중하고 있다. 강수일로선 단숨에 대표팀 공격수 한 자리를 꿰차고 내년 1월 호주에서 열릴 아시안컵에 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것이다. 그는 “이곳(제주도 전지훈련)에 온 선수들의 실력은 종이 한 장 차이다. 나에게는 좋은 기회가 왔다. 지금 입은 대표팀 유니폼을 벗고 싶지 않다”며 의욕을 보이고 있다.

주한미군 출신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강수일은 1998년 프랑스월드컵에 출전한 장대일에 이어 다문화가정 출신으로는 2번째로 국가대표가 됐다. 주변의 다문화가정 아이들에게 그의 대표팀 발탁은 큰 희망을 안겼다. 8일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 풋살경기장에서 열린 제1회 드림컵 축구대회에 참가한 다문화가정 어린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도 했던 그는 “내가 국가대표가 돼 인터뷰하는 모습을 아이들이 볼 텐데, 내 모습을 보고 많이 웃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미래가 무궁무진한 아이들이다. 편견 없는 세상에서 밝게 커가길 바란다. 더 열심히 훈련해서 아이들의 본보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서귀포|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topwook15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