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대전 시티즌
올 신임대표 부임…효율적 업무분담 등 180도 바꿔
이런저런 잡음들로 K리그 도시민구단들의 위기론이 대두된 가운데 그나마 희망적인 모습을 보여준 팀이 올 시즌 챌린지(2부리그) 우승으로 내년 시즌 클래식(1부리그) 복귀를 확정한 대전 시티즌이다.
1997년 향토기업들의 컨소시엄 형태로 창단한 뒤 시민주 공모로 2006년부터 시민구단으로 전환한 대전은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비상식적 구단 운영의 표본이나 다름없었다. 지역사회로부터의 끊임없는 구설과 파행, 직원(임원 포함) 교체 등 잠시도 바람 잘 날이 없었다. 18년간 12차례나 사장이 교체됐다는 사실이 이를 대변한다.
그러나 대전은 올해부터 긍정적 조짐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39세의 젊은 신임 대표이사(김세환)가 부임하면서 구단이 빠르게 정비됐다. 관심이 간섭으로 해석될 수 있는 오해를 피하고자 선수단과 프런트를 철저히 구분했고, 효율적 업무 분담과 조직 운영으로 만족할 만한 성과를 냈다. 한때 은행 빚이 20억원에 달할 정도로 최악이던 구단 재정도 상당한 개선의 여지를 보여주고 있다. 짜임새 있는 살림살이로 어지간한 빚은 모두 갚았고, 연말이 되면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 도시민구단 직원·선수단에 대한 상습적 임금체불도 사라졌다.
모래알처럼 쪼개져 있던 프런트도 모처럼 화합의 시너지를 내고 있다. 아직까지는 희생과 손해가 강조되는, 결코 안정되고 좋은 근로환경은 아니지만 적어도 ‘일할 맛 나는’ 곳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 대전 구단 안팎의 평가다. 오랜 숙원이던 클럽하우스에도 입주해 선수들에게도 조금씩 ‘괜찮은 팀’이란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흑자경영은 아직까지 먼 미래의 이야기지만, 적어도 ‘가능성’을 보였다는 점에서 대전은 칭찬받을 자격이 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