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4번같은 1번’ 나바로 잡았다

입력 2014-12-29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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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한국시리즈 MVP 2루수 나바로 잔류 계약에 성공했다. 이로써 삼성은 야수진의 전력누수 없이 5년 연속 우승을 기대할 라인업을 구축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총액 85만달러 재계약 성공

무명 우려 깨고 타율 0.308·31홈런
1번타자 맹활약에 팀 성적 수직상승
삼성, 밴덴헐크 대체투수 마지막 퍼즐

사상 최초의 통합 5연속 우승을 준비하는 삼성의 숨통이 터졌다. 외국인타자 야마이코 나바로(27)와 재계약에 성공했다.

삼성은 28일 나바로와 총액 85만 달러(약 9억3000만원)에 재계약했다. 나바로는 한국 무대 첫 시즌인 올해 타율 0.308, 31홈런 98타점 25도루를 기록하며 힘과 스피드를 모두 겸비한 1번타자로 각광받았다. 삼성 류중일 감독이 늘 “4번타자 같은 1번타자”라고 극찬했을 정도로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1번타자인데도 득점권 타율(0.407)과 출루율(0.554)이 모두 전 구단 타자들 가운데 1위였으니 말 다했다. 외국인타자로는 역대 네 번째이자 2루수 출신으로는 세 번째로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하는 기록도 남겼다.

기록을 넘어서는 무형의 효과도 대단했다. 삼성은 시즌 초반 마땅한 1번타자 감을 찾지 못해 애를 먹었다. 잘 치던 타자도 1번에만 세우면 부진에 빠져 공격의 활로를 뚫기 어려웠다. 그러나 4월 말부터 나바로가 1번 타순에 이름을 올리면서 타선 전체가 시너지효과를 내기 시작했다. 이후 삼성의 성적도 수직상승했다. 당연히 꼭 잡아야 하는 카드였다.

이뿐만 아니다. 나바로는 한국시리즈에서도 타율 0.333(24타수 8안타) 4홈런 10타점이라는 좋은 성적을 올려 외국인선수로는 역대 세 번째로 한국시리즈 MVP에 오르는 영예까지 누렸다. 그야말로 넝쿨째 굴러 들어온 복덩이였던 셈이다.

사실 처음에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워낙 무명의 선수라 기량에 대한 의구심이 생겼고, 스프링캠프 때 야간훈련을 유독 꺼려 한국 야구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하는 이들이 많았다. 그러나 나바로는 스스로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1년 만에 위상이 확 달라졌다. 삼성과의 궁합도 잘 맞았다. 시즌이 끝난 뒤 “삼성과 재계약하고 싶다”며 적극적인 잔류 의지를 보였다. 나바로는 계약 후 “다시 삼성에서 뛰게 돼 기쁘다. 지난 시즌 팀에서 베풀어준 모든 격려와 지원에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며 “2015년의 삼성은 더 좋은 팀이 될 거라고 굳게 믿는다. 팀이 다시 한번 우승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제 삼성은 외국인선수 세 명 가운데 두 자리를 채웠다. J.D. 마틴을 대신할 외국인투수로 지난달 말 우완 알프레도 피가로(30)를 영입했고, 나바로도 붙잡았다. 이제 소프트뱅크로 떠난 릭 밴덴헐크의 공백만 메우면 된다. 밴덴헐크는 올해 13승4패, 방어율 3.18을 기록하면서 에이스 역할을 했다. 밴덴헐크에게 바통을 이어받을 새 외국인투수가 삼성에게 남은 마지막 퍼즐 한 조각이다. 삼성은 압축된 최종 후보를 저울질하고 있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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