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포수 현재윤 ‘현역 은퇴’

입력 2014-12-29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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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윤. 스포츠동아DB

왼손 엄지손가락 통증 지속…고민 끝 결정

“손가락이 아파서 공을 받는 게 힘들다.”

LG 포수 현재윤(35)이 은퇴한다. 현재윤은 최근 LG 양상문 감독에게 “야구를 그만두고 싶다”는 뜻을 전한 뒤 마스크를 내려놓기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 양 감독은 “아직은 네가 필요하다”며 만류했지만 본인의 은퇴 의사가 확고해 그의 뜻을 존중해주기로 했다.

성균관대 시절 국가대표를 지낸 현재윤은 2002년 삼성에 입단한 뒤 올해까지 13년간 프로에서 활약했다. 포수로서는 작은 체격(키 174cm)이었지만 빠른 발을 바탕으로 한 민첩한 풋워크와 영리한 투수리드, 악착같은 근성으로 핸디캡을 극복했다. 통산 461경기에 출장해 타율 0.231(912타수 211안타) 11홈런 87타점의 성적을 남겼다.

삼성에서 진갑용 백업포수로 투수왕국 삼성의 전성기를 이끌어가던 그는 2012년 12월 트레이드를 통해 LG 유니폼을 입었다. LG는 김태완 정병곤 노진용을 내주고, 손주인 김효남과 함께 현재윤을 받는 3대3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특히 이 트레이드는 삼성과 LG가 사상 최초로 단행한 트레이드여서 주목을 받았다. 현재윤은 LG 유니폼을 입은 뒤 2013년 LG가 11년 만에 가을잔치에 나가는 데 힘을 보탰고, 올해도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포함됐다.

그의 은퇴 결정은 많은 이들의 아쉬움을 사고 있다. 국내 프로야구 시장에서 수요가 많은 포수인 데다, 아직 35세로 선수 생활을 더 할 수 있는 나이다. 그래서 양 감독도 그의 은퇴를 만류하고 나섰던 것이다.

그러나 거듭된 부상에 그도 심신이 지치고 말았다. 2013년 4월 오른 손가락 골절로 두 달간 자리를 비운 그는 복귀 후 맹활약하며 LG 돌풍의 중심에 서면서 생애 처음 올스타 포수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7월에 NC전에서 투구에 왼손을 맞아 골절상으로 올스타전에 출전하지 못했다. 시즌 후 왼손 엄지손가락 수술을 받은 뒤 재기를 노렸으나 올 시즌 2군경기에 나서며 복귀를 준비하다 경기 도중 펜스에 무릎을 부딪쳐 다시 쓰러지고 말았다. 9월에야 1군에 올라왔다.

그러나 시속 150km 안팎의 강속구를 받아내야 하는 왼손 엄지손가락의 통증은 사라지지 않았다. 미트를 내려놓기로 결심한 현재윤은 “미련이 없다면 거짓말이지만 후회는 없다. 어릴 때 내가 하고 싶었던 야구를 했고, 프로야구 선수로 13년간 뛰었다”고 말했다.

파울볼 하나를 잡기 위해 악착같이 달려가 몸을 날리던 모습은 그의 트레이드마크였다. 그는 “이제 새로운 인생을 향해 악착같이 달려가 몸을 날려보겠다”고 했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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