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 타기 전 ‘15분 스트레칭’ 필수

입력 2014-12-30 06:4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스키를 즐길 때 가장 중요한 기술은 점프도 회전도 아닌 ‘잘 넘어지기’다. 스노보드는 손으로 땅을 짚지 말고 몸 전체로 미끄러지듯이 넘어져야 부상을 막을 수 있다. 손목, 팔꿈치, 무릎 보호대와 헬멧 착용은 기본이다. 스포츠동아DB

■ 겨울철 스키장 사고예방법

추운날씨에 근육 수축 유연성 부족
십자인대 파열·척추 골절 등 잦아
몸 풀어야 부상 위험 낮출 수 있어
발 맞는 부츠·보호대 착용도 필수


대학생 A씨는 방학을 맞아 ‘썸’을 타고 있는 동아리 여자후배와 함께 강원도의 스키장을 찾았다. 지난해 갈고닦은 스노보드 실력을 보여주고 호감을 얻기 위해서였다. 용감하게 상급자용 슬로프에 도전해 눈보라를 일으키며 눈밭을 내려오던 A씨는 고공점프를 시도하다 착지과정에서 균형을 잃는 바람에 엉덩방아를 찧고 그대로 눈밭을 뒹굴었다. 허리에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며 일어서지 못한 A씨는 결국 안전요원의 부축을 받아 슬로프를 내려와야 했다. 구급차에 실려 인근 병원으로 간 A씨는 MRI 촬영 결과 ‘척추 골절’ 진단을 받았다. 이처럼 스키장은 낭만, 스릴과 함께 치명적인 부상의 위험이 공존하는 곳이다. 소방방재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스키장에서 시즌 평균 1만1000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치지 않고 겨울레포츠를 즐기는 방법을 소개한다.


● 스키, 무릎 전방십자인대 파열·보드, 점퍼골절 많아


스키와 스노보드는 근력, 지구력, 균형 감각을 키우는데 도움이 되는 운동이다. 하지만 겨울에는 추운 날씨로 인해 근육이 수축돼 몸의 유연성이 떨어지고 하체 근육이 감소한다. 이 때문에 갑자기 격한 운동을 할 경우 작은 사고도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스키장에서는 주로 낙상, 충돌 등 물리적 충격으로 미끄러지거나 넘어지면서 허리와 무릎을 다치는 부상이 많이 발생한다. 무릎 전방십자인대 파열과 ‘점퍼골절’로 불리는 척추 및 무릎 골절이 대표적이다. 전방십자인대 파열은 발목이 높고 딱딱한 플라스틱 스키화를 착용한 상태에서 중심을 잃고 넘어질 때 발생한다. 스키 뒷부분이 눈에 걸린 상태에서 체중이 앞으로 쏠리면서 무릎에 강한 충격이 가해지게 돼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된다. 넘어질 때 무릎에 ‘퍽’하는 소리와 극심한 통증이 느껴진다.

양쪽 다리가 고정된 스노보드는 넘어질 때 바닥에 손을 짚거나 다른 사람과 충돌하면서 손목과 어깨를 주로 다치는데, 골절이나 관절 손상도 적지 않다. 점프나 회전 같은 고난이도 동작을 하다 어깨 탈구, 회전근개파열 등의 부상을 입기도 한다. 엉덩방아를 찧으며 꼬리뼈를 다치는 경우도 있고, 허리디스크나 척추 골절 등의 심각한 부상을 당할 위험도 있다. 특히 자신의 실력을 과신해 고공 점프를 시도하다 넘어져 발생하는 ‘점퍼 골절’도 흔하다. 고관절이나 척추에 금이 가거나 부러지는 골절상에서부터 심할 경우 신경까지 손상돼 하반신 마비 등을 초래할 수 있다.


● 스키는 무릎, 보드는 손목 팔꿈치 보호대 필수


스키 사고 중 44%가 초급코스에서 발생한다. 평일보다 사람이 붐비는 주말에, 특히 오후 2∼3시에 부상발생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초보자가 몰려 슬로프가 복잡하고, 눈이 녹아 회전이나 멈춤 등에 필요한 마찰력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스키나 보드를 타기 전 15분 정도 간단한 체조나 스트레칭 동작으로 몸을 풀어 유연성을 높이면 부상 위험을 낮출 수 있다. 또 자신에게 알맞은 장비를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부츠는 키와 체중 등을 고려해 발에 꼭 맞는 것을 선택하고, 스키와 보드에 잘 고정이 되는 지 확인해야 한다. 안전장비는 필수다. 무릎 보호대는 물론 손목과 팔꿈치 보호대도 착용하는 것이 좋다. 스키장에서 머리 부상은 흔하지 않지만 다치게 되면 위험하므로 반드시 헬멧을 써야 한다.

점프, 회전 등 화려한 묘기보다 ‘넘어지는 기술’을 익히는 것이 더 중요하다. 스키는 넘어질 때 폴을 빨리 놓을 수 있도록 손잡이를 둥글게 말아 쥔다. 넘어질 때는 한쪽 엉덩이를 뒤로 앉듯이 넘어지거나 양팔을 앞으로 뻗으며 다리를 모아 옆으로 쓰러지는 게 좋다. 앞으로 넘어지면 발목이나 무릎이 꺾이면서 골절이나 인대손상의 우려가 높고, 폴을 끝까지 붙잡고 있으면 폴이 지면과 충돌하면서 그 충격이 손목관절에 전해질 수 있다. 스노보드는 넘어질 때 손으로 땅을 짚지 말고 주먹을 쥔 채, 팔과 몸 전체로 미끄러진다고 생각하는 것이 안전하다. 뒤로 넘어질 때는 낮은 자세로 주저앉듯이 엉덩이부터 닿으면서 등 전체로 비스듬히 눕듯이 넘어지되, 머리와 다리를 들어주어야 한다.

김재학 기자 ajapt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ajapto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