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감독 “강정호 백핸드수비 좋은 ML스타일”

입력 2014-12-31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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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호. 스포츠동아DB

■ 염경엽감독, 수비·체력 논란 일축

日출신들 백핸드 수비 못해 실패
강정호는 빠른 타구 처리에 강점
체력안배 요령도 터득 ‘문제없어’

“강정호가 풀타임을 소화할 만한 경쟁력(체력과 수비력)을 갖췄는지 의문이라고? 내가 잘 안다. 걱정할 필요 없다.”

강정호(27·넥센)를 바라보는 메이저리그(MLB) 스카우트와 미국 언론은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 유격수로서 희소성을 가진 장타력, 강인한 어깨는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다만 수비력과 체력에선 의문부호가 달린다. 최근 2년간 강정호를 지도해온 넥센 염경엽 감독의 생각은 어떨까. 염 감독은 스포츠동아와 통화에서 “아무 걱정도 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 미국 구단, 아마추어 행정 아니야

피츠버그는 포스팅 최고금액인 500만2015달러(약 55억원)를 적어내며 입찰에서 승리했다. 다만 연봉 총액이 7800만 달러에 그치며 MLB 30개 구단 가운데 27위에 머문 대표적인 스몰마켓 구단이 강정호를 왜 찜했을까 라는 의문이 따랐다. 2010년 11월 라쿠텐 투수 이와쿠마 히사시에게 1910만 달러를 써내 독점교섭권을 따낸 오클랜드가 타 구단 진출을 막기 위해 위장 입찰한 전례에 비춰 경쟁구단 진출을 막기 위한 ‘위장 포스팅’ 아니냐는 시각이다. 하지만 넥센 관계자는 고개를 저었다. “피츠버그는 시즌 중에도 지속적으로 스카우트를 보내 강정호를 살펴봤던 팀이다”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염 감독의 반응도 다르지 않다. 그는 “메이저리그 구단이 계획 없이 예산 집행을 하진 않는다”고 운을 떼었다. 이어 “포스팅 금액 포함해 연봉까지 최소 1000만 달러 이상을 투자해야 하는데, 계획 없이 독점교섭권을 따내진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염 감독은 2001년 현역 은퇴 이후 현대와 LG에서 8년 동안 스카우트로 활약하며 메이저리그 사정에 밝다.


● 실패 점철된 일본 내야수와 달라

한국리그 출신 야수가 메이저리그에 직행한 예는 한번도 없다. 강정호가 역사의 첫 페이지를 두드리고 있다. 검증이 안 된 한국리그 선수에 의구심을 가질 수 있다. 구단에서는 1000만 달러 이상의 금액을 지불해야 하는 만큼 확실한 검증절차가 필요하다. 그동안 일본인 유격수들이 메이저리그에서 번번이 실패했다. 마쓰이 가즈오, 니시오카 쓰요시, 나카지마 히로유키, 가와사키 무네노리 등 최고 유격수들이 그랬다. 하물며 강정호는 일본리그보다 한 단계 낮은 평가를 받는 한국야구 출신 유격수. 과연 메이저리그의 빠르고 까다로운 타구를 잡아낼 수 있느냐는 곱지 않은 시선도 따른다.

염 감독은 기본기가 탄탄한 일본 선수들의 실패 원인을 조목조목 짚었다. 그는 “유격수 수비는 백핸드를 잘 사용해야 한다. 결국 유격수와 3루수 사이로 흘러가는 타구를 어떻게 잡느냐 싸움인데 일본 선수들은 이점에서 문제가 많았다. 백핸드 타구를 정면에서 처리하려다보니 한발이 더 나간다. 송구도 한 박자 느리고 힘이 떨어졌다”고 했다. 이어 “강정호는 어깨가 강하고 백핸드 수비가 좋다. 미국 스타일에 가까워 문제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느린 발을 상쇄하기 위해 예측수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예측수비가 따라줘야 수비를 원활하게 할 수 있는데 생소한 무대에서 초반 고전할 수 있다. 점차 나아지겠지만 2년 뒤에는 완벽하게 적응할 것이다”고 말했다.

162경기와 미국 대륙의 시차, 만만치 않은 이동거리 때문에 강정호의 체력이 버텨낼지에 대한 의구심도 있다. 염 감독은 “128경기를 뛰었던 올해 한국무대보다 34경기가 많다. 하지만 올 시즌을 뛰면서 체력 안배 등 요령이 많이 늘었다. 겨울기간 준비도 하고 있어 문제되지 않을 것이다”고 믿음을 보였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angjun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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