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희 감독 “김광현의 미소엔 독기가 흐르고 있다”

입력 2015-01-07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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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이 미소를 잃지 않고 돌아왔다, 그러나 그 미소 속에는 예전에 없었던 독기가 숨겨져 있다. 2015년 대망을 꿈꾸는 SK는 김광현에게 전폭적 신뢰를 보내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SK 김용희 감독·김상진 투수코치, 김광현의 대활약을 확신하는 이유

지난해 미국행 좌절 되레 자극제로 작용
“메이저리그에 본때를 보여주고 싶을 것”
2년 뒤 FA로 다시 도전하기 위해 필사적
스프링캠프서도 ‘김광현 프로그램’ 가동

SK 김용희 감독이 에이스 김광현(27)의 2015시즌 성공을 확신했다. 2014년 요란했던 메이저리그 도전이 좌절로 돌아왔으나 후유증은 없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오히려 더 강력한 김광현으로 업그레이드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 누구보다 김광현의 일거수일투족에 촉각을 곤두세울 김 감독과 SK 김상진 투수코치는 긍정의 눈으로 에이스를 바라봤다.


● 겉으론 웃지만 속까지 웃진 않는다…독기 품은 김광현

SK는 5일 문학구장에서 2015년 시무식을 열었다. 취재진은 김광현에게 듣고 싶었던 말들이 많았으나 김광현은 정중하게 인터뷰를 고사했다. SK 안에서부터 김광현이 스스로 정리할 시간을 주고 있다. 김상진 투수코치는 “스스로 극복해 한 단계 발전하는 과정에 있을 텐데 누구도 얘기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정리했다.

김광현의 표정은 여느 때 미소 그대로 밝았다. 그러나 김 감독은 “지금 광현이가 저렇게 있어도 속에는 독을 품고 있다. 웃는다고 속까지 웃는 게 아니다. 날을 세우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그런 ‘김광현의 독기’가 2015년 SK와 김광현을 다시 일으켜 세울 것으로 믿고 있었다. 김 감독은 “(작년 메이저리그 도전에 실패한)광현이가 메이저리그에 (‘당신들이 틀렸소’라는 것을)보여주고 싶을 것이다. 2년 뒤 프리에이전트(FA)로 다시 가야 되는데 앉아 있어서 될 것이라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여주기 위해 더 필사적으로 야구를 할 것이고, 그것이 대한민국 에이스 지위에 안주하지 않고, 더 발전하려는 자극제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김 코치도 “잔류가 확정된 다음 날 광현이와 통화했는데 실망하지 않고, 부족한 부분을 채우겠다는 좋은 영향을 받은 것 같았다”는 말로 한층 성숙해진 김광현을 기대했다.

김용희 감독-김상진 투수코치(오른쪽). 스포츠동아DB



● “스프링캠프, 김광현 뜻 존중해 움직이겠다”

김 코치는 “승부에 엇갈리는 삶을 사는 사람들은 빨리 털고 일어날 줄 알아야 한다. 나이는 어려도 경험으로 봤을 때 김광현은 준베테랑”이라고 정의했다. 그런 관점에서 실망을 떨치고, 누구보다 자율훈련에 충실했던 데 대해 김 감독은 칭찬했다. 김 코치도 “김광현이 인천아시안게임까지 포함하면 지난해 180이닝 가량 던졌는데 겨울에 회복훈련만 잘 하면 그다지 문제가 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16일 개시되는 미국 플로리다 스프링캠프도 김광현의 의중에 따라 훈련 프로그램이 작동될 예정이다. 김 코치는 “감독님과 더 의논해야겠지만 광현이를 비롯한 베테랑 투수들은 자기 몸을 컨트롤할 줄 안다. 커뮤니케이션을 하겠다”고 말했다.

김광현의 2015년 기대숫자에 관해 김 코치는 “144경기 체제에서는 승수 올리기가 최고의 목표는 아니다. 승리보다는 이닝을 버텨줘야 불펜 과부하가 안 걸리고 마운드가 원활하게 돌아간다. 이닝이터가 되어주는 것이 첫 번째”라고 주문했다. 박희수와 박정배 등 불펜진의 개막전 합류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김광현의 비중은 더욱 커진다. “빈집에 소 들어온 기분”이라고 김 감독은 비유했다. 그 소의 가슴 속은 실망이 아니라 의욕으로 충만하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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