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리. 사진제공|KBL
지난 시즌보다 출전시간·득점 2배 넘게 증가
신인 이현석·이적생 박형철도 수비서 한몫
슈팅가드 변기훈 입대 공백 메우는 식스맨
모비스의 선두 자리를 위협하던 SK는 올스타 브레이크를 목전에 두고 1위에 올랐다. 모비스가 5일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kt와의 원정경기에서 62-76으로 패한 덕분이다. SK(26승8패)는 모비스(25승8패)에 반경기차로 앞서게 됐다. 올 시즌 SK의 질주에는 ‘에이스’ 애런 헤인즈(20.09점·득점 4위)를 비롯해 김선형(11.1점), 김민수(10.7점), 박상오(10.6점) 등 주축 선수들이 크게 기여했다. 그러나 이현석(23), 박형철(28) 등 벤치 멤버들의 공헌도 빼놓을 순 없다. 또 미운오리 새끼에서 백조로 화려하게 날개를 편 박승리(25)의 활약도 팀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이들은 SK의 ‘흑기사’와 같은 존재들이다.
● 박승리, 팀에 융화되며 승리의 아이콘으로!
SK에서 기량발전상을 뽑는다면 단연 박승리다. 지난 시즌 경기당 11분13초를 뛰며 2.66점을 넣었던 그는 올 시즌 경기당 23분57초를 소화하며 6.18점을 기록 중이다. 출전시간과 득점 모두 2배 넘게 늘었다. 혼혈선수로 미국에서 대학을 다닌 그는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한국농구의 조직력에 적응하지 못했다. 문경은 감독의 지시에도 “2번 이상 드리블 하지 마라”, “공을 받으면 바로 패스해라” 등 금지사항이 많았다. 그러나 올 시즌 서서히 팀플레이에 녹아들면서 출전시간을 늘렸다. 문 감독은 “장신(198㎝)과 점프력을 활용해 미스 매치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득점을 시도하라는 확실한 공격 옵션을 줬다.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격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활용폭이 넓다. 장신이면서 스피드도 갖춰 상대 가드부터 외국인선수까지 가리지 않고 상대한다. 문 감독은 “박승리에게 가드 수비를 맡기면, 상대 가드와 빅맨이 2대2 플레이를 펼칠 때 스위치 상황에서도 빅맨을 상대로 버텨줄 수 있다”고 밝혔다.
● 이현석-박형철, 전술 이해 빠른 식스맨
올 시즌을 앞두고 SK의 가장 큰 고민은 상무에 입대한 슈팅가드 변기훈의 공백이었다. 상명대 출신 선수 최초로 1라운드 지명을 받은 신인 이현석과 시즌 초반 LG에서 유니폼을 갈아입은 박형철은 ‘이 대신 잇몸 역할’을 하고 있다. 두 선수의 출전시간은 경기당 10분 내외. 아직 득점에선 부족한 것이 사실이지만, 수비에선 제 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문 감독이 칭찬한 부분은 수비전술 소화력이다. 작전을 빠르게 이해한다는 평이다. 문 감독은 “한정된 시간 때문에 주력 선수 위주로 전술훈련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있다. 이때 벤치 멤버들은 자신의 역할을 밖에서 훈련 장면을 보며 숙지해야 한다. 몸으로 이해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막상 코트에 들어갔을 때 허둥지둥 할 수도 있지만, 두 선수는 정확하게 자신의 몫을 다하고 나온다”고 설명했다. SK는 이들이 앞으로 공격에서도 더 큰 활약을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문 감독은 “모비스를 넘기 위해선 2번 포지션(슈팅가드)의 역할이 중요하다. 기본적으로 슛에 대한 능력을 갖고 있는 선수들인 만큼 자신 있게 슛을 던질 것을 주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etupman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