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민 ‘마이너 거부 옵션’ 오히려 독?

입력 2015-01-15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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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민. ⓒGettyimages멀티비츠

■ 볼티모어 스프링캠프 초청 제외

빅리그 콜업 조심스러운 볼티모어
쇼월터 감독 “캠프 부르지 않겠다”
마이너서 안정적 성적 증명방법 뿐

아직 스프링캠프도 시작 안 했는데 볼티모어 윤석민(29)이 사면초가에 처했다. 볼티모어 벅 쇼월터 감독은 14일(한국시간)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윤석민을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에 부르지 않겠다”고 말했다. 2월 중순 이후 플로리다 사라소타에서 여는 스프링캠프에 초청선수로라도 부르지 않겠다는 얘기다. 이 말은 곧 윤석민이 마이너리그에서 캠프를 출발해야 한다는 얘기다. 냉정하게 보자면 쇼월터 감독이 윤석민을 전력 외로 취급하고 있다는 뜻에 가깝다.


● 메이저리그 캠프조차 못가…‘마이너 거부 옵션’이 발목

2014년 아메리칸리그(AL) 동부지구 1위(96승66패)를 차지한 볼티모어 마운드는 여전히 두껍다. 크리스 틸만(13승6패 207.1이닝), 천웨이인(16승6패 185.2이닝), 버드 노리스(15승8패 165.1이닝), 미겔 곤살레스(10승9패 159이닝), 케빈 가우스먼(7승7패 113.1이닝), 우발도 히메네스(6승9패 125.1이닝)까지 6명이 20경기 이상 선발등판을 기록했다. 스토브리그에서 히메네스를 트레이드 카드로 내놓을 정도로 선발진이 풍족하다. 불펜진도 7명의 투수가 3점대 이하 방어율을 남겼다. 마이너리그 트리플A 노포크(23경기 4승8패 방어율 5.74)에서도 실적을 못낸 윤석민을 굳이 캠프에서 봐야 할 필요성을 못 느낄 상황이다.

게다가 윤석민은 볼티모어와의 3년 계약 당시 ‘2년째부터 메이저 승격 시 마이너 거부’ 옵션을 넣었는데 이것이 오히려 족쇄가 되고 있다. 볼티모어 입장에서는 섣불리 메이저로 올렸다가 자유롭게 마이너로 내릴 수 없기에 빅리그로 콜업하는데 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류현진(28)이 LA 다저스 입단 당시 이 조항을 삽입한 뒤, 메이저에 도전하는 한국 선수들에게 일종의 ‘모범계약’처럼 각인됐는데 오히려 확실하게 빅리그 25인 로스터에 들기 어려운 레벨의 선수한테는 이 조항이 독소로 작용할 수 있다.


● 마이너서 성적 올리는 게 최선

초청선수로도 스프링캠프에 못 가는 현실은 곧 메이저리그 개막 로스터(25인) 진입 가능성이 물 건너갔다는 의미다. 이제 윤석민에게 남은 최상의 시나리오는 마이너에서 안정적 성적을 올리다가 만에 하나 볼티모어의 마운드가 붕괴됐을 때, 콜업되는 상황이다. 관건은 이때까지 윤석민이 상실감에 빠지지 않고 견뎌낼 수 있느냐다.

윤석민은 메이저와 마이너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액수가 갈리는 스플릿계약이 아니라서 마이너에 머물러도 보장연봉 557만 달러는 3년간 나눠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빅리그로 못 올라가면 보장연봉보다 더 많이 설정된 옵션(750만 달러)은 그림의 떡이다.

그래서 ‘이러면 차라리 한국 복귀가 낫지 않느냐’는 현실적 의견이 야구계에서 나오고 있다. 윤석민은 완전 프리에이전트(FA)라 원 소속팀 KIA를 포함한 10개 구단 어디든 갈 수 있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윤석민의 의중을 헛짚을 수 있고, 정확한 몸과 마음의 상태를 알지도 못하기에 한국 구단들도 일단은 관망세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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