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이범호 “주장예우 해주니 책임감 쑥”

입력 2015-02-03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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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주장 이범호는 오키나와 캠프에서 가장 앞서 훈련에 열중하며 분위기를 밝게 이끌고 있다. 김기태 감독도 주장 이범호를 ‘캡틴’으로 부르며 준 코치로 예우하고 있다. 사진제공|KIA타이거즈

감독도 ‘캡틴’존칭 선수들 관련사항 일임
고참 훈련 첫번째 배치…헌신도도 커져
꼴찌 후보? 예상못한 야구 보여주겠다

이범호(34)가 이렇게 시끄러운 선수인줄 처음 알았다. KIA의 캠프지가 차려진 일본 오키나와 킨구장. 고참들이 나서 분위기를 띄우는데 캡틴 이범호의 목소리가 가장 먼저, 자주 들려온다. ‘김기태 감독이 KIA에 들어오면서 고참들 얼굴이 밝아졌다’는 얘기를 현장에서 실감할 수 있었다. 김 감독은 어떻게 다루기 어렵기로 소문난 KIA 베테랑들의 마음을 잡았을까. 주장 이범호의 육성을 통해 들어봤다.


● “마음이 생기니 몸이 반응한다”

이범호는 “원래 성격이 밝은 편인데 언젠가부터 ‘내 할 것만 하고, 남한테 피해주지 말자’는 생각으로 해왔던 것 같다. 이제 주장도 됐고, 감독님, 수석코치님이 나한테 일임하니 내가 해야 된다는 마음이 굳어졌다. 그런 마음이 생기니 몸이 반응하더라”고 고백했다. 이범호는 KIA 선수단이 투표로 뽑은 주장이다. 김 감독은 “캡틴”이라는 존칭을 쓰며 이범호를 예우한다. 이범호는 “코칭스태프 결정사항은 내가 가장 먼저 듣는다. 그 다음에 선수들에게 전한다”고 말했다. 실제 내야수 김민우가 허리통증으로 훈련을 하루 빠진 적이 있었다. 그때 김 감독은 “편히 쉬라”는 말을 이범호를 통해서 전달했다.

김 감독에 대해 이범호는 “야구에 대한 철학이 확실한 분 같다. 선을 정해놓고, 그 선 안에서 지내면 편하게 해준다. 선이 정해져 있으니 지키기 편하다. 지켜야 되는 것에 더 집중하게 되고, 집중하면 대우를 해준다”고 말했다. 가령 이범호를 포함한 고참급들은 훈련시간이 가장 먼저 배치돼있다. 가장 빨리 끝나니까 많이 쉴 수 있는데 오히려 이범호 등 고참들은 “알아서 더 안하면 퇴보하는 것”이라는 경각심을 갖는다. 배려와 권한을 위임받은 것에 비례해 베테랑들의 헌신도도 올라가고 있다.


● “KIA도 가을야구 할 수 있다”

이범호는 올 시즌 후 프리에이전트(FA)가 다시 된다. 그러나 “잘해야 대우를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체력문제는 없다. 올해는 웨이트를 많이 해 느낌이 다르다. 내 위치에서 어떻게 버틸까를 고민한다. 그것이 나를 위하고, 팀을 위한 길”이라고 덧붙였다.

KIA를 두고 꼴찌후보라고 혹평하는 현실을 이범호도 모르지 않는다. 이범호는 “야구는 해봐야 아는 것이다. 분위기가 중요한데 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도 예상하지 못한 야구를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일단 주장부터 야구를 잘해야 된다고 믿고 있다. 이범호는 주장으로서 스스로를 “팀의 중심”이라고 자처했는데 책임감이 담겨 있지 않으면 꺼낼 수 없는 표현이다. 이범호는 “올해는 정말 자신 있다. 게임수가 늘어났으니까 홈런, 타점은 늘어날 것이다. 숫자상으로 얼마를 하겠다가 아니라 풀스윙을 안 해도 정확히 방망이 중심에 맞추는 연습과 연구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키나와(일본)|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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