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요르단 조종사 화형
수니파 원리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요르단 조종사를 화형 시킨 가운데, 요르단 정부 역시 피의 보복에 착수했다.
교도통신 등 외신의 4일(이하 한국시각) 보도에 의하면 조종사 마즈 알카사스베 중위의 처형에 보복하겠다고 공언했던 요르단 정부는 이슬람국가(IS)가 석방을 요구했던 여성 테러범 사지다 알리샤위 등 2명의 사형 집행을 진행했다.
이와 더불어 IS 근거지 등에 대한 공중 타격 및 특전부대를 동원한 비밀 작전, 시리아 쿠르드족을 통한 대리 보복공작 등 군사작전에 나설 가능성 역시 높아졌다.
앞서 IS의 요르단 조종사 화형 동영상이 공개되자 요르단 군의 맘두흐 알아미리 대변인은 “IS가 지난달 3일 알카사스베 중위를 살해했다. 순교자의 피가 헛되지 않을 것”이라며 “모든 요르단 인을 공격한 이 참극에 비례해 복수하겠다”고 강력한 입장을 표명했다.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 역시 이날 IS의 요르단 조종사 알카사스베의 화형 소식을 듣고 미국 방문을 중단하고 급거 귀국해 “요르단의 아들딸이 다 함께 일어나 단합되고 결의에 찬 요르단인의 패기를 보여줘야 한다”고 전 국민적인 복수를 천명했다.
이에 앞서, IS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인질로 붙잡고 있던 요르단 조종사 마즈 알카사스베(26) 중위의 화형 장면이 담긴 영상을 공개해 큰 충격을 안겼다.
공개된 영상에는 IS 조직원들이 오렌지색 죄수복을 입은 알카사스베 중위를 야외에 설치되어 있는 철창에 가둔 채로 화형 시키는 끔찍한 장면이 담겨 전 세계인을 충격에 빠뜨렸다. 알카사스베 중위는 F-16 전투기 조종사로 지난해 12월 미국이 주도한 국제동맹군의 IS 공습에 참가했다가 전투기 추락으로 IS에 생포됐다.
알카사스베는 지난 1988년 요르단 중부 카라크시에서 카사스베 가문의 8남매 일원으로 태어났다. 카사스베 가문은 요르단에서 유력한 부족으로 그의 아버지 사피 씨는 교육학 교수 출신의 존경받는 종교 지도자며, 그의 삼촌은 현역 소장으로 복무 중이다.
알카사스베는 2009년 킹 후세인 항공대학을 졸업하고 요르단왕립공군에 입대했고, 2012년 실전 배치 조종사 자격을 취득해 F-16기를 운용하는 무와파크 살티 공군기지의 제1비행중대에 배속됐다. 또한 알카사스베 중위는 비번일 때마다 결혼 5개월의 신부와 가정에서 단란한 한 때를 보내는 등 신혼으로 전해졌다.
한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IS의 요르단 조종사 알카사스베 중위 살해 행위를 규탄했다. 반 총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고인의 가족들과 슬픔을 함께 한다”면서 “요르단 정부 및 국민과 함께 이번 만행을 규탄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 세계 모든 국가들은 전 세계인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테러와 극단주의에 맞서는 노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사진=IS 요르단 조종사 화형. 방송화면 캡쳐
동아닷컴 온라인뉴스팀 기사제보 star@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