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 감독 “한국인 일상대화의 화제가 축구였으면…”

입력 2015-02-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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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 감독은 4일 기자간담회에서 취임 이후 접한 한국축구에 대한 솔직한 견해를 밝히는 한편 희망찬 내일을 위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 슈틸리케 감독 기자간담회…그가 느낀 5개월

아시안컵 계기로 커진 국민적 관심에 흐뭇
“마음에 와 닿는 진심의 축구를 펼친 결과”

지난해 9월 대표팀 사령탑에 선임된 울리 슈틸리케(61·독일) 감독의 눈에 비친 한국축구는 과연 어땠을까. 4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그가 느낀 ‘지난 5개월’의 단상을 엿볼 수 있었다. 솔직히 부정적이었던 것 같다.

슈틸리케 감독이 여러 차례 언급해온 사례가 있다. 지난해 10월 22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벌어진 상주상무-FC서울의 FA컵 준결승(서울 1-0 승)이다. 일일이 헤아릴 수 있을 정도로 적었던 수백명의 관중은 ‘축구=종교’란 등식이 각인돼 있는 유럽 축구인의 눈에 적지 않은 충격이었다. 축구경기 생중계 도중 일정시간이 지나면 그대로 송출을 끊어버리는 방송사의 행태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듯했다.

그래서일까.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 사령탑으로서의 궁극적 목표’에 대한 질문에 인상적인 한마디를 남겼다. “한국에서 축구가 일상과 가정, 더 나아가 사회에서 끊임없는 화제가 됐으면 한다. 사람들이 모여 맥주 한 잔 할 때, 또 커피 한 잔을 즐길 때 정치나 경제, 업무가 아닌 축구 이야기를 했으면 한다.”

다행히 긍정적 인상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닌 모양이다. 2015호주아시안컵을 계기로 국민적 관심이 크게 늘었다. 경기를 치를수록 TV중계 시청률 증가폭이 커졌다. 슈틸리케 감독은 “얼마간 마음에 와 닿는 (진심의) 축구를 펼친 결과”라고 자평했다.

사실 그 역시 이를 체감할 기회가 있었다. 전날(3일) 밤 머리를 식힐 겸 이태원 거리를 거닐던 내내 행인으로부터 사인공세와 사진촬영요청을 받았다고 한다. “10명 중 8명이 날 알아봤다”는 슈틸리케 감독의 표정에는 흐뭇함이 가득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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