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경완·권용관 ‘불혹의 청춘’…한화서 꽃 피울까

입력 2015-02-16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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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혹의 임경완(왼쪽)과 권용관(오른쪽)이 작년 각각 SK와 LG에서 방출된 뒤 한화에서 현역의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있다. 지옥훈련을 소화하며 새 시즌 중책을 노리고 있다. 사진제공|한화

방출 설움 딛고 日 캠프서 지옥훈련 매진
임경완 “마지막승부, 미련없이 던지겠다”
권용관 “훈련 힘들어도 마음먹기 달렸다”

“지옥훈련요? 즐겁습니다.”

1998년 대졸로 롯데에 입단했던 임경완(40)은 지난해까지 프로에서 17년을 뛰었고, 1995년 고졸로 LG 유니폼을 입은 권용관(39)은 지난해까지 20년을 프로선수로 활동했다. 임경완은 SK에서, 권용관은 LG에서 방출됐다. 그러나 이들은 포기 대신 다시 한번 도전을 선택했다. 임경완은 투수 중 맏형, 권용관 역시 야수 중에서는 조인성(40)에 이어 서열 2위지만, 둘 다 온몸을 던져 한화의 지옥훈련을 앞장서고 받아내고 있다.

벌써 임경완은 실전 마운드에 올라 공을 씽씽 뿌리고 있다. 11일 시코쿠은행전에서 1이닝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따낸 뒤 14일 한신전에서도 1이닝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지난해 11월 마무리훈련에서 이미 1000개를 던지고, 사이판 자율훈련을 하고, 이번 고치에서도 일찌감치 공을 잡은 임경완은 “그저 행복하다”며 웃었다. 그는 “나는 원래 공을 많이 던지면서 릴리스포인트를 잡는 스타일이다. SK에서는 던지고 싶어도 던질 기회가 없었는데, 여기서 원 없이 던져보고 싶다. 그냥 그만두기엔 미련이 많아서 마지막 승부를 위해 한화에 왔다. 팀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성근 감독은 “역시 경험은 무시하지 못 한다”며 마운드에 사이드암 카드 하나가 더 생긴 데 대해 만족감을 나타냈다.

권용관은 방출생 신분으로 지난해 12월 2군 훈련장이 있는 서산에서 찬바람을 맞으며 스무 살 가까이 차이 나는 육성선수들과 함께 굴렀다. 거기서 체력을 만들지 않으면 젊은 선수들을 따라갈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런 노력 덕분인지, 고치 스프링캠프에 오자마자 그는 게임을 뛰었다. 지난달 28일 열린 첫 홍백전에서 장내홈런(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을 치기도 했다. 그는 “훈련이 힘들지만 마음먹기 달렸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하고 있다”며 환하게 웃었다. 김 감독은 권용관에 대해 “순발력이나 풋워크가 살아있다”면서 수비력을 높게 평가한 뒤 “다만 최근 어깨가 조금 좋지 않아 경기엔 나서지 않지만 무리시키지 않는 차원이다. 따뜻한 오키나와에 가면 경기에 나설 것이다. 주전 유격수로 생각하지만 멀티플레이어이기 때문에 정근우가 돌아올 때까지 2루수로도 쓰겠다”며 믿음을 보였다.

‘불혹의 청춘’ 임경완과 권용관. 이들은 ‘야신’의 2차 선택을 받고 15일 오키나와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고치(일본)|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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