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수현, LPGA 직행티켓 잡아라

입력 2015-02-17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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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골프 아마추어 세계랭킹 1위를 지낸 호주교포 오수현이 15일 호주 골드코스트의 로열파인리조트에서 열린 유럽여자프로골프(LET) 투어 RACV 레이디스 마스터스에서 우승하며 코리언 돌풍을 이어갔다. 오수현은 지난해 11월 프로로 전향해 2번째 대회 만에 첫 승을 신고했다. 사진제공|볼빅

호주교포로 유럽여자프로골프 개막전 우승
19일 열리는 LPGA 호주여자오픈 기회잡아

세계여자골프 무대에서 ‘코리언 파워’가 거세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개막 2경기에서 최나연(28·SK텔레콤)과 김세영(22·미래에셋)이 연속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유럽여자프로골프(LET) 투어 개막전에선 호주교포 오수현(19)이 코리언 돌풍에 동참했다.

오수현은 15일 호주 골드코스트 로열파인골프장에서 열린 LET 투어 2015시즌 개막전 RACV 레이디스 마스터스에서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부산에서 태어난 오수현은 해광초등학교 2학년 때 호주 멜버른으로 유학을 떠났다. 처음에는 영어 교육이 목적이었으나, 3학년 말 골프를 배우면서 본격적으로 선수생활을 시작했다. 부친 오석구(52) 씨는 부산에서 스포츠센터를 운영했고, 호주에서도 같은 일을 하며 딸을 뒷바라지 해왔다.

주니어무대에선 실력자로 통했다. 호주국가대표를 지낸 오수현은 먼저 프로로 데뷔한 뉴질랜드교포 리디아 고(18·한국명 고보경), 같은 호주교포 이민지(19·하나금융그룹)와 번갈아 아마추어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를 차지했다.

아마추어무대에선 펄펄 날았지만, 프로세계는 달랐다. 지난해 11월 프로 전향을 선언한 오수현은 12월 LPGA 투어 진출을 위해 퀄리파잉 스쿨(Q스쿨)에 도전했다.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오수현은 Q스쿨 탈락 후 깊은 고민에 빠졌다. 부친 오 씨는 전화통화에서 “솔직히 Q스쿨을 떨어지고 난 뒤 수현이가 많이 실망했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많은 프로대회에 출전하면서도 컷 탈락했던 적이 한 번밖에 없었다. 그래서 진로를 놓고 심각하게 고민했다. ‘골프를 포기하고 의대에 진학할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오수현은 지난해 고교(멜버른 매키넌 세컨더리 칼리지) 졸업 당시 학업 성적이 우수해 의대 진학을 권유 받았다.

고민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오 씨는 “우승은 기쁜 일이지만, 아직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좀더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오수현은 RACV 레이디스 마스터스 우승으로 2년간 LET 투어에서 뛸 수 있는 시드를 받았다. 그러나 지금까지 LPGA 투어 진출을 목표로 달려왔기에 고민 중이다.

다행히 또 한 번의 기회가 다가오고 있다. 19일부터 멜버른에서 열리는 LPGA 투어 시즌 3번째 대회인 호주여자오픈이다. 우승하면 LPGA 직행티켓을 따낼 수 있다. 멜버른은 오수현에게 제2의 고향 같은 곳이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na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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