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벙커? 물웅덩이? 안 피해” 최강희 감독, 골프도 닥공!

입력 2015-02-27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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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계에서 소문난 골프실력자인 전북현대 최강희 감독이 티샷을 하고 있다. 최 감독은 ‘닥공’으로 유명한 자신의 축구 스타일대로 골프 또한 과감하고 공격적으로 쳐 다른 참가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용인|(사진공동취재단)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 축구 감독들의 개성만점 골프 스타일

장애물 신경 쓰지 않고 전북 축구처럼 공격적
울산 윤정환 감독도 축구 스타일처럼 안정적

“에이, 저런 걸 뭘 피하려고 그래. 그냥 넘겨버려!”

지휘봉 대신 골프채를 잡은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전북현대 최강희(56) 감독이 11번홀의 굴곡 심한 지형을 놓고 잠시 고민하는 황보관(50) 대한축구협회 기술교육실장을 바라보며 툭 던진 한마디다. 그랬다. 최 감독에게는 마치 장애물이 존재하지 않는 듯했다. 바로 앞의 벙커를 애써 피하지 않았고, 물웅덩이가 있어도 과감히 샷을 했다.

26일 경기도 용인 골드CC에서 열린 2015 축구인자선골프대회는 참가자들의 성향을 새삼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 특히 지도자(출신 포함) 대부분이 각자의 스타일대로 클럽을 휘둘렀다. 최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최 감독이 이끄는 전북은 ‘닥공(닥치고 공격) 축구’로 유명하다. 언제, 어디서나 전진 또 전진이다. 강팀을 만나도 물러서지 않는다. 이리저리 고민하기보다는 익숙한 팀 컬러를 극대화하는 쪽을 선호한다. 골프도 그랬다. 최 감독은 ‘골프를 좀 치고 즐기는’ 축구인 중 한명이지만 항상 과감하다. “내 골프도 ‘닥공’이다. 장애물은 신경 쓰지 않는다. 오직 핀에 시선을 고정한다. 때로는 안전지역으로 빗겨 쳐야 할 때도, 피해야 할 때도 있는데 그게 어렵다. 버디도 공격적으로 한다.”

평소 아끼는 후배가 2m 퍼팅을 성공시키는 것을 지켜본 대한축구협회 김호곤(64) 부회장의 반응은 어땠을까. “감독처럼 애들도 그렇게 골을 넣었어야지.” 이틀 전(24일) 가시와 레이솔(일본)과의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1차전에서 상대를 압도하고도 이기지 못한 사실을 상기시킨 농담이었다.

대한축구협회가 주최하고, 스포츠동아·스포츠경향·스포츠서울·스포츠월드·스포츠조선·일간스포츠 등 스포츠전문미디어 6개사가 공동으로 주관한 ‘2015 축구인자선골프대회’가 26일 경기도 용인 골드컨트리클럽에서 펼쳐졌다. 100여명의 대회 참가자들이 경기 시작에 앞서 우의를 다짐하고 있다. 용인|(사진공동취재단)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물론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었다. 2번홀에서 파를 기록한 데 이어 3번홀에서도 온 그린에 이은 3m 버디 퍼팅을 성공한 최 감독은 이어진 4번홀에선 볼을 수풀 속에 빠뜨렸다.

김 부회장의 스타일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과거 울산현대를 이끌 당시 ‘철퇴’로 명명된 그의 골프도 축구와 비슷했다. 한 방 크게 휘두른다. 본인은 “철퇴보다는 공격적”이라고 했지만, 웅크리지만 않았을 뿐 한껏 힘을 줘 공을 때리기는 매한가지였다.

‘백돌이(골프 못 치는 사람을 지칭하는 표현)’로 자신을 낮춘 울산 윤정환(42) 감독의 실력역시 만만치 않았다. 무리하는 대신 안정을 추구하는 그의 성향은 골프에서도 드러났다. 첫 홀부터 파를 기록하며 시종 무난하게 게임을 풀어갔다.

반대로 현역시절 ‘날쌘돌이’로 통했던 수원삼성 서정원(45) 감독은 빨랐다. “난 스윙이 너무 급해 문제”라며 “선수일 때도 공이 멈췄을 때보다 움직일 때 더욱 잘 찼다”고 말했다. 서 감독은 당당히 3위에 올랐다.

용인|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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