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수 “임성한 작가에게 그저 감사할 따름”

입력 2015-02-28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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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민수. 사진|임민환 기자 minani84@donga.com 트위터 @minani84

드라마 속 인물이 죽음으로써 해당 연기자가 하차해 화제를 모으는 일이 과연 쉬운 일일까.

임성한 작가의 드라마라면 이야기는 조금 다르다. 또 연기자 김민수(32)를 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김민수는 이달 초 임성한 작가의 MBC 일일극 ‘압구정 백야’의 조나단 역에서 하차하고 20여명에 이르는 출연자들 중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그의 연기력이 아닌 단지 흥밋거리로만 비춰지고 있어 안타까움이 크게 느껴진다.

그래도 그는 지금의 반응이 그저 감사하기만 하다.

“임성한 작가 드라마에 캐스팅된 것 자체만으로도 감사하다. 저는 신인이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 아마 신인이라면 누구라도 임 작가 작품에 출연하고 싶었을 것이다.”

조나단의 죽음을 알려주기 위해 임성한 작가는 김민수에게 전화를 걸었다.

‘요즘 드라마 할 맛 나? 너 이제 죽어. 드라마를 위해서야’라는 말을 들었다. 자신의 캐릭터가 죽다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제 몫을 해내기로 다짐했다.

‘누구라도’ 아는 임성한 작가. 그동안 ‘오로라공주’ ‘아현동마님’ ‘신기생뎐’ 등을 통해 인기와 논란을 동시에 양산해냈다. 자신만의 독특한 세계관을 글로 표현하기로 유명하다. 또 숨 돌릴 틈 없이 쏟아내는 방대한 대사량은 임 작가만의 특징이기도 하다.

김민수도 그의 전작을 봐왔기에 대중이 우려하는 부분을 충분히 알고 있다.

하지만 “작가의 이름을 보고 출연 여부를 결정할 단계가 아니다”며 “그 안에서 제 연기를 보여줄 수만 있다면 이러한 부분은 큰 걸림돌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아직은 하고 싶은 것도, 해야 할 것도 많은 신인이다.”

하지만 연기만 믿고 호기롭게 촬영에 뛰어들었지만 수월하지만은 않았다.

“시놉시스가 없어 처음에 애를 먹었다. 연기가 수학공식처럼 딱딱 답이 나오는 게 아니지 않나. 촬영 끝나면 다섯 시간은 기본으로 감독과 서로 마주 앉아 캐릭터 연구를 굉장히 많이 했다. 이 과정이 있어 후반부로 갈수록 캐릭터를 그대로 흡수할 수 있었다.”

김민수는 2007년 출연했던 영화 ‘엠’을 시작으로 영화, 연극, 드라마 등 가리지 않고 연기를 선보였다. 하지만 지난해 방송을 시작한 ‘압구정 백야’에 출연하지 않았다면 7년 동안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2015년을 맞았을 터.

그렇기에 김민수가 앞으로 연기 활동을 하는 데 있어 ‘압구정 백야’는 매우 중요한 작품이 되어버렸다.

“예상치도 못했던 반응”이 김민수에게 쏠려있는 지금, 이제는 이 기회를 발판 삼아 연기자로서 제 실력을 보여줘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그래서 차기작에서 자신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스스로 기대가 크다.

그는 “차기작이 결정되면 오디션 보고 또 일본에 가볼까요”라며 웃는다.

김민수는 ‘압구정 백야’ 출연 당시 오디션을 보고 일본으로 여행을 떠났다.

한창 즐기고 있을 때 소속사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최종 오디션을 본다고 하니 들어와라’.

김민수는 급히 티켓을 끊어 귀국했다.

“비행기표가 없었다면 배를 저어서라도 왔었을 것이다.”

일본 여행이 김민수에게 기분 좋은 전조로 자리 잡은 것이 아닐까.

스포츠동아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sm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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