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김선규 “야구 위해 모든 걸 바꿨다”

입력 2015-02-28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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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김선규. 스포츠동아DB

LG 김선규(29)는 말을 최대한 아끼는 모습이었다. “야구를 잘 하고 얘기가 하고 싶다”며 인터뷰를 극구 사양했다. LG 양상문 감독이 칭찬을 아끼지 않는 1인 중 자주 거론되는 투수가 김선규지만 “지금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감독님의 믿음에 보답하기 위해서는 시즌 때 잘 해야 한다”고 입을 닫았다.

양 감독은 김선규를 불펜의 키플레이어로 꼽는다. 사이드암스로인 그가 불펜에서 역할을 한다면 우완 이동현과 정찬헌, 좌완 신재웅과 봉중근에 이어 불펜의 마지막 퍼즐이 완벽하게 맞춰진다. 양 감독도 “김선규, 신승현 중 한 명만 올라오면 금상첨화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김선규는 2010년 SK에서 트레이드된 이후 이렇다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도 “2011년부터 계속 하락세여서 할 말이 없다”고 고개를 숙였다. 올해 한국나이로 서른이 되는 순간 그는 다짐을 했다. 12월 31일 12시 이후로 담배, 술 등 야구에 방해되는 것과 모두 이별했다. “나부터 바뀌어야한다”는 강한 신념 때문이었다.

김선규는 복잡한 머릿속도 비웠다. 양 감독은 “(김)선규는 완벽하게 공을 던지려다가 볼을 많이 주는 스타일이었다”며 “클레이튼 커쇼도 안타를 맞고 홈런을 맞는 게 야구다. 빗맞아서 안타가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안 맞으려고 볼을 많이 주다가 무너지는 건 투수에게 마이너스다. 선규에게도 가운데에 자신 있게 공을 던지라고 주문했는데 연습경기에서 땅볼로 아웃카운트를 잡더라. 그게 고무적이다”고 설명했다.

김선규도 “생각이 많았다”고 고백했다. 지나친 생각이 오히려 발목을 잡으면서 점점 투구에 대한 자신감을 잃어갔다. 그는 “마무리훈련부터 모든 걸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이었다”며 “(이)동현이 형에게 배워서 공을 잡는 법부터 바꿨다. 투구폼도 수정해서 몸에 익히고 있다”고 했다. 실제 그는 투구시 팔을 좀 내리면서 공끝과 움직임이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의 공을 본 일본 심판들은 “치기 어려운 공이다”며 혀를 내두를 정도다.

그러나 김선규는 또 한 번 고개를 저었다. 그는 “지금도 배운 걸 몸에 습득해 가는 과정이다. 그리고 캠프 때 성적은 의미가 없다. 시즌 때 잘해야 한다. 난 아직도 멀었다”고 자신을 최대한 낮췄다. 그의 목표도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자”였다. 그는 몇 번이고 “지금은 의미 없다. 시즌 때 잘 해야 한다”고 이를 악물었다.

오키나와|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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