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고참들이 훈련장에 끝까지 남은 이유

입력 2015-02-28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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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LG 트윈스

“오늘은 오전훈련만 한다!”

LG 양상문 감독은 경기가 없던 27일 선수단에 ‘오후 훈련 면제권’을 줬다. “선수들이 지쳐 보인다”는 게 이유였다. 그도 그럴 것이 선수들은 미국 애리조나부터 강도 높은 훈련을 진행해왔다. 양 감독마저 1차 캠프가 끝난 뒤 “훈련강도가 결코 약하지 않았는데 선수들이 부상자 없이 잘 버텨줬다”고 할 정도였다. 일본 오키나와에서는 실전모드에 돌입하면서 매일 같이 경기도 치르고 있다.

선수들도 사람이다. 계속된 강행군에 조금씩 지쳐갔다. 26일 요코하마전에서도 1-7로 졌다. 보통 경기에 지면 다음날 훈련강도가 세지기도 하지만 양 감독은 달랐다. 심지어 28일이 선수단 휴식일이었음에도 이날 오후 훈련을 생략하고 선수들에게 꿀맛 같은 휴식을 줬다.

그러나 선수들은 쉬지 않았다. 밀도 있는 오전훈련이 끝난 뒤 이병규(7번), 정성훈, 박용택 등 베테랑을 포함해 김용의, 조윤준 등 여러 명의 야수들은 실내훈련장에서 쉼 없이 웨이트트레이닝을 했다. 코칭스태프가 구장을 떠났음에도 이들의 몸만들기를 좀처럼 끝날 줄을 몰랐다.

이유가 있다. 베테랑 선수들은 하나 같이 “젊은 선수들이 몰라보게 성장했다. 위기의식을 안 느낄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주장 이진영도 “고참이라고 주전이 보장된 게 아니다”며 이를 악물었고, 봉중근은 “젊은 투수들이 몰라보게 좋아졌다. 나 역시 살아남기 위해서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고 스스로를 다잡았다. 손주인 역시 “지금 어떤 선수도 내 자리라고 느끼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며 “오히려 베테랑 형들이 더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 그게 현실이다”고 귀띔했다. 선배들이 솔선수범하자 후배들은 자연스럽게 따라오고 있다. 젊은 선수들도 “오전 훈련만 하라”는 양 감독의 지시에도 선배들과 끝까지 남아 구슬땀을 흘렸다.

오키나와|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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