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감독의 ‘51점’에 담긴 진짜 의미

입력 2015-02-28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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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포츠동아DB

“글쎄, 51점 주고 싶은데.”

삼성 류중일(52) 감독은 26일 일본 후쿠오카 야후오크돔에서 열린 소프트뱅크와의 연습경기가 끝난 뒤 ‘선수들에게 몇 점을 줄 수 있겠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삼성은 이날 4번타자 최형우가 홈런을 치고 선발 장원삼과 셋업맨 안지만, 마무리 임창용까지 모든 투수가 호투하면서 3-0으로 완승했다. 아무리 “내가 점수가 좀 짠 편”이라는 류 감독이라 해도 80점, 혹은 90점에 가까운 점수를 줄 수 있을 만한 결과였다. 그러나 류 감독은 고개를 젓더니 “51점 정도로 하자”고 했다.

이유가 있다. 류 감독은 넌지시 “배우 한석규 씨가 나온 영화 있지 않느냐. 그 작품에 나온 명대사를 떠올려 보라”고 힌트를 줬다. 류 감독이 언급한 영화는 바로 1997년 작품인 ‘넘버 3.’ 그 영화에는 주연 배우인 한석규가 부인 역할을 맡은 이미연에게 “내가 너를 51%를 믿는다”고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 아내가 “겨우 그만큼 믿느냐”고 말하자 남편은 “내가 51%를 믿는다는 것은 100%를 믿는다는 것이다. 반대로 내가 49%를 믿는다는 것은 하나도 믿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설명한다. 류 감독 역시 선수들에게 100%의 칭찬을 해주고 싶다는 뜻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섣불리 ‘100’이라는 숫자를 말하지 않고도 진심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 51점이라는 단어에 최고의 애정과 믿음을 담았다. 류 감독은 “투수들이 정말 잘 던져줬고, 타자들도 아직 다 올라오진 않았지만 생각보다 괜찮은 모습을 보였다”고 만족스러운 평가를 내놨다.

후쿠오카(일본)|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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