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ACL 첫 승은 ‘용병술의 힘’

입력 2015-03-05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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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희 감독. 스포츠동아DB

에닝요·레오나르도 출전 안배…공존 해법
이재성 패기와 한교원 경험도 시너지 효과

출발은 좋지 않았다. 2월 24일 홈에서 열린 가시와 레이솔(일본)과의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E조 1차전에서 전북현대는 득점 없이 비겼다. 그러자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그러나 불편한 시선을 바꾸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았다. 전북은 3일 산둥 루넝(중국)과의 챔피언스리그 E조 2차전 원정경기에서 골 폭죽을 쏘아 올리며 4-1의 대승을 거뒀다.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새 시즌 개막을 코앞에 두고 전북 선수단의 자신감이 증폭됐음은 물론이다.


● 공존 해법=안배

전북은 오프시즌 동안 적극적으로 전력을 보강했다. 수원삼성에서 활약한 브라질 공격수 에두(34)와 과거 전북의 전성기를 열어젖힌 주역인 에닝요(34)를 동시에 영입해 수원행을 택한 카이오의 공백을 메웠다. 여기에 베테랑 공격수 이동국(36)과 측면 날개 레오나르도(29), 측면과 중앙을 모두 커버할 수 있는 이재성(23), 해를 거듭할수록 기량이 일취월장하고 있는 한교원(25)도 있다. 당연히 ‘구슬 서 말’의 조합에 관심이 쏠렸다. 가시와전 이후 전북 최강희 감독도 “모두가 공존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고민스러운 사정을 털어놓았다.

선택은 간단했다. 안배였다. 산둥 원정에서 전북은 에닝요와 한교원을 측면에 세운 뒤 후반 들어 레오나르도를 투입해 변화를 줬다. 이 전략은 적중했다. 원톱(에두), 투 톱(에두-에닝요)이 가시와전에선 파괴력을 입증하지 못한 반면 산둥전에선 달랐다. 에닝요는 후반 초반까지 뛰며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았고, 레오나르도는 후반 중반 투입되자마자 그라운드를 휘저으며 힘을 불어넣었다. 레오나르도의 투입 이후 3골이 쏟아져 최 감독의 용병술은 다시금 조명 받았다.


● 패기+경험=시너지

2014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 멤버이기도 한 이재성은 그 흔한 ‘2년차 징크스’도 넘어설 기세다. 데뷔 시즌이었던 지난해 당당히 주전 경쟁을 이겨낸 그는 올 시즌에도 초반부터 빛을 발하고 있다. 가시와전에서 골대를 맞히는 위협적 슛으로 강한 인상을 남기더니, 산둥전에선 1골·1도움을 올렸다. 모두 중원에서 얻은 성과였다. 측면 자원이 늘자 전북은 그를 공수 균형이 필수인 중원에 배치하고 있다. 최 감독도 “계속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어 장차 유럽에 진출할 만한 선수로 성장할 것”이라고 칭찬했다.

한교원도 마찬가지다. 철저한 무명에서 묵묵한 노력을 통해 전북과 국가대표팀에서 인정받은 그도 윙 포워드로 출전한 산둥전에서 결승골을 터트린 데 이어 레오나르도의 쐐기골에 기여했다. 올해 초 교토상가(일본)로 떠난 김남일의 자리를 메우기 위해 영입한 이호(31)도 수비라인 앞에서 단단한 1차 저지선을 구축해 안정감을 줬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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