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현재 방송가에서도 이처럼 때 아닌 농구 열풍이 불고 있다. 당장 국내 농구의 흥행과는 직격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농구라는 스포츠 자체에 대한 친숙함은 높을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기류는 예능계에서 가장 돋보인다. KBS2 '우리 동네 예체능' 농구 편은 족구 편 이전 시청자들의 마음을 가장 사로 잡았던 에피소드 중 하나였다. 이 때 등장한 우지원과 석주일 등은 각각 수려한 외모와 입담으로 '예체능'을 화요 예능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 시켰다.
이후 '예체능' 농구 편이 끝난 후 예능계에서는 스스로 방송인임을 거부하는 '공룡'이 등장했다. 다름 아닌 국보급 센터로 불렸던 서장훈이 서서히 방송에 발을 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서장훈은 SBS '일대일'에서 강풀과 대담을 펼치며 농구 팬이 아닌 시청자들과 만났다. 이어 그는 MBC '사남일녀', '무한도전', '세바퀴' 등을 통해 방송인이 아닌 MC로서 영역을 넓히고 있다.
특히 '무한도전'에서는 노홍철의 공백 이후 시청자들이 익숙하지 않았던 5인 체제의 공백을 메우는가 하면 '무한도전'의 몰래 카메라에도 적극 참여해 시청자들의 호감을 샀다.
이처럼 승승장구하는 서장훈 덕에 현주엽 역시 자연스럽게 시청자들과 안면을 텄다. MBC '무한도전-무도 큰잔치' 편에서 다른 배우, 예능인들 못지 않은 활약을 펼친 그는 '아이돌 육상 선수권 대회' 농구 경기의 해설을 맡으며 서장훈 못지 않은 입담을 가진 능력자임을 증명했다.
그런가 하면 '매직핸드'로 불리던 김승현은 앞서 서장훈과 현주엽이 보여준 우회경로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일요 예능의 인기 프로그램으로 직행했다. MBC '진짜 사나이 시즌2'에 합류해 가장 난이도가 높은 리얼 버라이어티에 도전하게 된 것.
현재까지는 입대 절차만이 방송돼 김승현의 예능감을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농구계에서 살아남은 이전 경력을 생각해 보면 쉽게 병풍으로 전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독 MBC 예능만 농구계를 사랑하는 듯 보이지만 현재 2015년 예능이 기존의 믿을 수 있는 예능인보다 훨씬 신선한 얼굴을 원하고 있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그동안 모델, 셰프 등을 연달아 예능에 출연시켜 새로운 스타를 발굴해 온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과연 코트를 떠나 예능계에 들어온 농구계 3인방은 무사히 안착할 수 있을까. 코트에서 독보적인 행보를 걸었던 이들이 예능계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동아닷컴DB, KBL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