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계 ‘신인 여배우 찾아라’ 특명

입력 2015-03-12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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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설어서 오히려 더 신선하다. 최근 스크린에서 무명의 신인 연기자를 찾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새 얼굴은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할 뿐만 아니라 ‘스타 탄생’의 기회가 된다. 배우 박소담-강한나-김태리(맨 왼쪽부터). 사진|카라멜엔터테인먼트·스포츠동아DB·모호필름

■ 스크린 ‘뉴 페이스’ 열풍


김태리, 박찬욱 감독 신작 주연 화제
강동원의 ‘검은 사제들’도 신인 검토
여배우 기근…불가피한 선택 지적도


새로운 신데렐라를 찾으려는 영화계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최근 신예 박소담이 김윤석·강동원 주연의 영화 ‘검은 사제들’(감독 장재현·제작 영화사집)에 캐스팅돼 화제다. 앞서 연기 경험이 전혀 없는 김태리가 박찬욱 감독의 신작 ‘아가씨’(제작 모호필름)의 여주인공을 맡아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영화계는 이제 인기나 인지도에서 벗어나 ‘낯설어서 더 신선한’ 새 얼굴을 찾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아가씨’는 박찬욱 감독이 ‘박쥐’ 이후 6년 만에 내놓는 영화란 점에서 시선을 끌어왔다. 자연히 주연배우에도 관심이 몰렸다. 박 감독은 처음부터 주인공 소매치기 소녀 역은 ‘새로운 얼굴로 한다’는 가이드라인 아래 무려 1500여명을 심사했다.

김윤석과 강동원이 주축인 ‘검은 사제들’ 역시 등장인물 가운데 가장 비중이 큰 여성 캐릭터 영신 역을 캐스팅하는 과정에서 기성배우가 아닌 신인을 검토했다. 특정 이미지가 아직 만들어지지 않은 신인을 발탁해 배역의 개성을 더 효과적으로 담아내자는 전략에서였다.

이 같은 시도는 최근 2∼3년 사이에 더욱 잦아졌다. 덕분에 매년 스크린에서 신데렐라가 탄생하고 있다. 2012년 ‘은교’의 김고은부터 2013년 ‘누구의 딸도 아닌 혜원’의 정은채, 지난해 ‘인간중독’의 임지연이 대표적이다.

현재 상영 중인 ‘순수의 시대’(감독 안상훈·제작 화인웍스)도 신인 강한나에게 주연의 자리를 안겼고, 촬영을 준비 중인 범죄액션 ‘검사외전’(감독 이일형·제작 영화사월광) 또한 여주인공 하나 역을 신인에게 맡긴다는 계획 아래 현재 적합한 인물을 찾고 있다.

영화계가 이처럼 새 얼굴 발굴에 몰두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낯선 존재의 등장은 관객과 대중의 ‘호기심’을 유발하기 쉽다. 운이 좋다면 뜻밖의 스타 탄생으로 이어져 상당한 ‘마케팅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 실제로 김태리는 ‘아가씨’의 또 다른 출연자인 김민희, 하정우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는 점에서 벌써부터 이들 스타들 못지않은 관심을 받고 있다.

신인 발굴 움직임은 대체로 신선한 시도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일부에선 유독 여자 연기자에 집중된 이 같은 분위기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신인을 찾을 수밖에 없는 ‘원인’이 있다는 지적이다. 영화계 한 관계자는 “같은 주연이라 해도 영화에서 여성 캐릭터는 출연 분량이나 활약 기회가 적은 보조 역할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인지도가 있는 기성 여배우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데 어려움이 커지면서 신인을 찾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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