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팀 옹알스, 2년연속 ‘멜버른코미디페스티벌’ 참가…“코디미 한류 향해”

입력 2015-03-14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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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팀 옹알스. 사진제공|옹알스

모두 같은 곳을 바라볼 때 다른 길로 들어서는 선택은 용기와 도전정신이 없다면 불가능하다.

대부분의 개그맨이 ‘개그콘서트’나 ‘웃음을 찾는 사람들’ 같은 TV 프로그램 출연에 매진할 때 다른 곳으로 시선을 옮긴 8인조 개그팀 옹알스는, 그래서 남들은 이루지 못한 이례적인 기록을 만들어가고 있다.

옹알스가 국내는 물론 아시아 개그맨으로는 처음으로 2년 연속 호주에서 열리는 ‘멜버른국제코미디페스티벌’에 진출했다. 에딘버러, 몬트리올페스티벌과 더불어 세계3대 코미디 축제로 꼽히는 무대다.

옹알스는 지난해 처음 이 축제에 초청받았다. 단순히 참가하는데 끝나지 않았다. 실력도 인정받았다. 초청받은 500여 팀 가운데 단 7개 팀에게만 돌아가는 수상 기회에서 ‘디렉터 초이스’ 상을 받았다. “감각적인 코미디가 세계와 소통했다”는 평가를 받은 이들은 다시 한 번 축제에 초청받아 15일 호주행 비행기에 오른다.

멜버른국제코미디페스티벌 참가 준비에 한창은 옹알스를 11일 만났다.

저글링부터 마술, 비트박스를 활용한 넌버벌 코미디(무언극)가 주무기인 이들은 “우리가 과연 어디까지 통할지 궁금해서 갈 수 있는 한, 세계 모든 곳을 가보려고 한다”며 의욕을 보였다.

리더 조준우는 “우리는 기획부터 연출, 연기까지 스스로 만든다”며 “코미디에 통일성이 있고 우리만의 개성도 있다”고 했다. 이들이 국내보다 국제무대에서 더 각광받는 이유다.

실제로 옹알스는 2009년 영국 에딘버러페스티벌로 참가해 길거리 공연부터 소화했다. 말 한마디 하지 않고 사람들을 웃기는 이들을 눈여겨 본 주최 측은 이후 2010년과 2011년 연달아 초청장을 보냈다. 국내 개그맨은 물론 배우, 가수 등을 통틀어 에딘버러페스티벌에 2년 연속 참여한 이는 옹알스가 처음이다.

중국이나 일본 같은 아시아부터 캐나다, 스페인, 스위스 등 세계를 누비고 있는 옹알스는 “대부분의 개그맨이 안정적인 TV 개그 프로그램 출연을 위해 노력할 때 우리는 세계로 나아갔다”고 했다. 새로운 무대에 서고 싶다는 욕심도 있었지만 “멤버들의 평범하지 않은 성향”도 이들을 움직이게 했다.

옹알스의 초창기 멤버는 KBS 공채 개그맨 출신의 조수원 조준우 채경선과 SBS 공채 최기섭까지 4명이다. 공연 횟수가 늘고 이들을 원하는 나라가 많아지면서 멤버는 8명으로 늘었다.

2기에 해당하는 또 다른 4명은 SBS 공채 개그맨 하박과 경력 12년의 프로마술사 이경섭, 전국 비트박스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최진영, KBS ‘개그스타’로 데뷔한 김국진이다.

옹알스의 채경선은 “아마도 많은 돈을 벌었다면 진작 싸우고 서로 다른 길을 갔을 수도 있다”고 했다. 비록 적은 돈을 벌지만 멤버가 똑같은 비율로 나누고, “더 큰 목표로 가보자”고 뜻을 모으며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돈이 없어 불편하지만 불행하지 않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조수원은 “우리 공연은 국적이나 남녀노소의 구분 없이 누구나 이해하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해외 공연에서도 바로 이 점이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다”고도 했다.

멜버른국제코미디페스티벌 측이 올해 옹알스에게 가장 주요 지역에 위치한 공연장을 내주고, 공연 시간 역시 관객이 가장 많이 몰리는 오후 6~7시로 배정한 점은 이들의 달라진 위상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이달 25일 개막해 4월19일까지 열리는 멜버른국제코미디페스티벌에서 옹알스는 거의 매일 공연을 벌인다. 배정받은 공연장 외에 코미디클럽과 거리 공연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현지 지상파 TV 출연도 예정돼 있다.

돌아와서는 국내 공연을 계획중이다. 팬들의 공연 요청도 있지만, 아직까지 국내 공연은 이들의 ‘희생’과 ‘책임감’에 의존한 부분이 크다.

넌버벌 코미디극을 펼칠 전용극장이 없는데다, 대중이 이들을 폭넓게 접할 기회도 아직까지 적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단 한 번 보면 빠질 수밖에 없는 공연”이라는 게 옹알스의 자신감이다.

얼마 전 이들은 KBS 2TV 예능 프로그램 ‘해피투게더3’에 잠깐 출연해 뜨거운 관심을 얻었다. TV에서 보기 어려웠던 옹알스만의 코미디는 단숨에 시청자를 사로잡았고 각종 온라인 게시판에서도 화제를 뿌렸다. 녹화 당시 흥분한 진행자 유재석은 “빠른 시간 안에 옹알스를 게스트로 초대하겠다”고 공언했을 정도다.

최기섭은 “우리를 찾는 무대가 있다면 어디서든 웃음을 주고 싶다”고 했다.

스포츠동아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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