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원식 감독부터 김동문까지…공부하는 배드민턴

입력 2015-03-16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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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대 서원식 감독. 스포츠동아DB

백석대 서 감독,박사 학위 마치고 교단에
배드민턴 출신 1세대 김연자 교수가 스승
전 국가대표 김동문 모교 원광대서 교편

운동으로만 성공하는 시대는 지났다. 체계적 접근과 지도력까지 필수다.

배드민턴국가대표를 꿈꾸던 운동선수가 이젠 어엿한 대학교수가 됐다. 백석대 서원식(33·사진) 감독이 주인공이다. 그동안 운동과 공부는 ‘전혀 다른’ 별개의 것이었다. 2010년대 들어 야구, 축구 등 학원체육에서 주말리그가 정착되면서 선수들의 학습권이 중요하게 여겨졌지만 학업은 여전히 넘기 힘든 벽이었다. 그러나 편견이 하나둘 깨지고 있다. 선수들의 체계적 지도·관리를 위해 공부에 매진하고, 이를 현장에서 활용하는 사례가 늘었다. 서 감독도 후학 양성을 위해 치열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 ‘배드민턴부 창단’ 결실 맺은 공로

서 감독은 2009년 9월 백석대 배드민턴부의 창단 소식을 듣고 곧장 지원서를 제출했다. 2008년부터 한체대 코치를 했던 그는 지도자 인생의 전환점이 필요했다. 백석대는 젊고 열정 있는 서 감독에게 창단작업을 맡겼다. 팀 창단을 주도하면서 선수 선발에 관여했고, 조금씩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있다. 짧은 역사에도 한체대, 동의대 등과 대학부의 강호로 자리 잡았다. 이상준(새마을금고)-안세성조는 지난해 남자 대학부를 휩쓸었고, 11일 개막한 2015 전국봄철종별배드민턴리그전에서도 순항하고 있다.

서 감독은 2000년대 초반 국가대표를 지냈지만 두드러진 스타는 아니었다. 한체대에서 선수생활을 마감하고 공부에 매진했다. 때마침 공익근무를 시작한 2005년, 생활체육과 밀접한 인연을 맺었다. 체계적 교육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직접 지도를 해보면서 리더십과 선수들의 심리에 호기심을 느꼈다. 틈틈이 학업에 신경 썼고, 2010년 명지대에서 석사, 3년 뒤 박사학위를 모두 마쳤다. 모교인 한체대 재학 시절 김연자 교수와 맺은 인연도 컸다. 배드민턴의 ‘큰 산’인 김 교수는 서 감독의 롤 모델이기도 하다.

‘배드민턴 지도자의 리더십 유형과 핵심적 자기평가 및 자기결정성의 관계분석’이라는 주제로 논문을 썼다. 그는 “지도자가 운동선수에게 동기부여와 의지를 심어주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할 수 있다. 양방향의 심리적 요인을 살펴보려고 했고, 현장에서 좋은 공부를 하고 있다”며 웃었다.


● 공부하는 지도자 계보는?

서 감독의 스승인 김연자 한체대 교수는 배드민턴선수 출신 1세대 교수다. 여자복식의 계보를 잇는 선수로 활약하며 1982뉴델리아시안게임과 1986서울아시안게임에서 2대회 연속 여자복식 은메달을 땄다. 명지대에서 박사학위를 마친 뒤 1998년부터 한체대 강사를 거쳐 교수로 임용됐다. 딸은 국가대표 여자단식 에이스 성지현(새마을금고)이다. 남편인 삼성전기 성한국 감독도 국가대표팀 감독 시절인 2011년 주경야독하며 한체대 학위를 받았다.

1996애틀랜타올림픽 혼합복식과 2004아테네올림픽 남자복식에서 금메달을 딴 배드민턴 최고 스타 김동문도 2012년부터 모교인 원광대 사회체육과에서 교편을 잡고 있다. 캐나다에서 6년간 연수를 받았고, 학문적 성과도 뚜렷하다. 스포츠생리로 학위를 받고 후학 양성에 집중하고 있다. 국가대표를 은퇴한 이현일(MG새마을금고)도 대진대에서 박사학위를 밟고 있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angjun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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