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리그 1위팀 선수들의 고난행군

입력 2015-03-19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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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왼쪽)과 주장 고희진도 18일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환하게 웃고 있다. 김진환 기자 kwangshin@donga.com 트위터 @kwangshin0521

신치용 감독 강도 높은 체력회복 훈련
“레오는 이 훈련만 하면 인상이 달라져”
도공 서남원 감독도 지옥훈련 벤치마킹

정규리그 1위팀 선수들에게는 이번 주가 고난의 행군이다.

27∼28일부터 시작되는 챔피언 결정전 일정을 고려해 선수들의 체력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하는 주다. 정규리그 우승 확정 이후 남자부 삼성화재와 여자부 도로공사는 며칠간 주전들에게 휴식을 준 뒤 강도 높은 체력훈련을 통해 흐트러졌던 몸을 단련하고 있다. 이 시간을 넘기면 경기감각을 끌어올리는 훈련이 이어진다. 마지막에는 하루 훈련, 하루 휴식을 하며 컨디션을 조율한다. 챔프전 2차전 때 선수들의 몸 상태가 정점에 올라오게 사이클이 맞춰진다.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이 V리그와 실업배구를 통해 18번의 챔피언 결정전을 치르면서 만든 컨디션 조절 노하우다. 수많은 우승을 통해 효과도 입증했다. 삼성화재에서 10년간 코치로 활동했던 도로공사 서남원 감독도 이 프로그램대로 움직인다. 2년 전 처음 챔프전에 올라 통합우승을 차지했던 IBK기업은행 이정철 감독도 이 스케줄을 따랐다.

18일 미디어데이에서 삼성화재 주장 고희진은 ‘요즘 뺑뺑이 도느라 힘들겠다’고 하자 손사래를 쳤다. “이 훈련을 뺑뺑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반드시 팀이 잘 되기 위해 거쳐야 하는 과정이다. 즐겁게 해야 한다”고 답했다. 고희진은 도로공사 서 감독에게 인사한 뒤 “체력훈련을 많이 하느냐”고 물었다. 고희진은 “오늘도 미디어데이를 마치고 가서 ‘와리가리’를 해야 한다”고 했다. ‘와리가리’는 9m의 정사각형 코트 안에서 선수들이 집중적으로 좌우로, 앞뒤로 뛰어다니면서 공을 받는 수비훈련 프로그램이다. ‘왔다리 갔다리’의 준말이다.

말이 수비훈련이지, 사실은 러닝과 마찬가지다. 레오(삼성화재)가 가장 싫어하는 훈련이다. 고희진은 “레오가 수비훈련 얘기만 나오면 인상이 달라진다”고 귀띔했다. 이 말을 들은 도로공사 정대영은 “우리도 많이 뛴다. 올해 도로공사에 와서 한 시즌 동안에 그동안 선수생활 동안 뛴 것보다 많이 뛰었다”고 말했다.

도로공사는 평소 다른 팀의 2배 이상을 뛰는 것으로 유명하다. 16일 장거리 달리기를 했던 도로공사 선수들은 17일 셔틀런도 했다. 70회까지는 모든 선수들이 함께 뛰고 이후 두 팀으로 나뉘어 또 뛰었다고 한다. 그래서 정대영은 우승 뒤 감독에게 바라는 것을 묻자 “러닝만 줄여주면 소원이 없겠다”고 답했다. “그것이 어려우면 밖으로만 나가지 않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정대영은 시즌 전 야외에서 장거리 러닝을 하다 너무 힘들어 눈물을 흘렸던 적도 있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kimjongk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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