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션·경연프로그램 ‘스포일러와의 전쟁’

입력 2015-03-19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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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션·경연프로그램은 방송 내용이나 결과가 ‘생명’이다. 하지만 출연자나 방청객의 부주의로 사전에 내용이 유출돼 재미를 떨어뜨린다. 사진은 방송내용이 유출되고 있는 엠넷 ‘언프리티 랩스타’. 사진제공|CJ E&M

탈락자·새 출연진 사전노출로 몰입 방해
‘나는 가수다3’ ‘언프리티…’ 대응 속앓이

방송사의 오디션·경연프로그램이 일부 시청자의 스포일러로 끊임없는 몸살을 앓고 있다. MBC ‘나는 가수다3’나 SBS ‘케이팝스타4’, 케이블채널 엠넷 ‘언프리티 랩스타’ 등 오디션·경연프로그램 제작진은 매회 시청자와 누리꾼의 온라인을 통한 스포일러(방송 내용이나 줄거리가 사전에 노출되는 것)성 글과 싸움을 벌이고 있다.

최근 걸그룹 AOA의 지민을 비롯해 제시와 치타 등 여성 래퍼들이 날 선 대결을 펼치는 ‘언프리티 랩스타’는 파이널 무대를 앞두고 시청자 관심이 높다. 그만큼이나 스포일러성 글도 많다. 매회 방송이 끝난 후 각종 온라인 게시판에는 다음 대결 결과에 관한 질문이 오르고 무삭제 영상, 랩 가사 공유가 이뤄진다. 그 과정에서 탈락자나 새롭게 투입되는 출연진 등 방송 내용이 노출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MBC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3’. 사진제공|MBC


‘나는 가수다3’도 상황은 마찬가지. 다양한 연령층의 관심과 사랑을 받아 온 만큼 새로운 가수나 탈락자에 대한 ‘사전 노출’ 가능성도 높다. 특히 방청객으로 구성되는 청중평가단을 대상으로 가수들이 경연을 펼치는 프로그램이라는 점은 그 우려를 더욱 키운다. 제작진은 녹화현장에서 관련 내용 유출과 관련해 방청객의 자제를 당부하지만 스포일러는 끊임없이 등장하고 또 소비된다.

리얼리티가 중요한 프로그램은 경연의 결과가 전체적인 흐름을 좌우할 만큼 중요하다. 하지만 무분별하게 나도는 스포일러는 제작진과 출연진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것은 물론, 시청자의 방송 몰입도를 방해해 방송을 보는 재미나 극적 효과를 급격히 반감시킨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를 원천적으로 막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에 있다. ‘언프리티 랩스타’ 관계자는 18일 “녹화 일정을 조정해 방송일과 시차를 최대한 줄이는 것도 한 방법이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다”면서 “현재로선 관객에게 최대한 자제해 달라고 요청하는 게 전부다. 설사 유출되더라도 이를 공론화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김청조 기자 minigra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byrose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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