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 가입자 정비”…SKT 이유있는 점유율 붕괴

입력 2015-03-2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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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점유율 49.6%’ 13년만에 50% 붕괴 그 배경은?


“소모적 경쟁 아닌 상품·서비스로 경쟁”
지난 6개월 전국 유통망 강도높은 점검
장기미사용 등 45만회선 직권해지 결단
‘점유율 수성’ 입장서 180도 반전 주목

국내 이동통신시장에서 50% 시장점유율을 굳건히 지키던 SK텔레콤의 철옹성이 무너졌다. 허수 가입자를 덜어낸 이유가 컸지만 업계는 10년 넘게 지속돼 온 점유율 변동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SK텔레콤은 이번 가입자 정비를 계기로 점유율 경쟁이 아닌 상품 및 서비스 경쟁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 13년 만에 점유율 붕괴

미래창조과학부가 25일 발표한 ‘2015년 2월 무선통신서비스 통계 현황’에 따르면, 알뜰폰을 포함한 총가입자수는 5717만218명으로, 1월보다 26만3160명 줄었다. 사업자별로는 SK텔레콤이 2835만6564명, KT가 1743만2306명, LG유플러스가 1138만1348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SK텔레콤은 전월과 비교해 무려 36만5019명이 줄었다. 점유율을 살펴봐도 SK텔레콤은 49.6%를 기록하며 50% 아래로 떨어졌다. KT는 30.49%, LG유플러스는 19.91%. SK텔레콤 점유율이 50%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02년 이후 13년 만에 처음이다. 업계 일각에선 알뜰폰의 인기와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시행 등이 신호탄이 돼 이동통신시장에 적지 않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26일 방송통신위원회의 SK텔레콤 제재 의결을 앞둔 상황이어서 더욱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SKT “상품·서비스 경쟁할 것”

하지만 이번 점유율 변화에는 단순 시장변화가 아닌 ‘SK텔레콤의 결단’이라는 합당한 이유가 있는 만큼 섣불리 예단키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SK텔레콤은 같은 날 자료를 내고 지난 6개월 동안 전국 유통망에 대한 강도 높은 특별점검을 실시했고, 지난달까지 장기 미사용 선불 이동전화 등 45만회선을 직권해지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누적 가입자수가 크게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SK텔레콤의 한 관계자는 “이동통신 시장이 여전히 소모적 시장점유율 경쟁에 매몰돼 있는 점에 대해 1위 사업자로서 반성하고 책임감을 갖는다”며 “이번 조치는 기존의 무의미한 경쟁에서 탈피하기 위한 결단”이라고 밝혔다. 이동통신시장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는 선도적 조치라는 설명이다. 이는 ‘50% 점유율 수성’ 의지를 강하게 비쳤던 그동안의 입장과는 180도 바뀐 것이어서 주목된다. 장동현 SK텔레콤 사장은 “이동통신산업의 발전을 위해선 상품과 서비스 중심의 경쟁 패러다임 구축이 절실하다”며 “1위 사업자로서 책무를 무겁게 받아들여 소모적 경쟁을 지양하고 본원적 경쟁력에 기반한 고객신뢰를 구축하는 데 앞장설 것이다”고 말했다.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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