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케이윌. 사진제공|스타쉽엔터테인먼트
케이윌의 이번 미니앨범 ‘리’는 화사한 첫사랑보다는 그리움이 먼저인 사람들을 위한 음악을 담았다. 이번 앨범은 시적이고 회화적인 케이윌만의 대중음악을 제시한다.
또한 사람의 마음을 날카롭게 저미는 감정의 기술을 잘 알고 노래한다. 그래서 ‘[리:]’는 그가 가진 여러 감정을 담백하게 뽑아낸 음악이라 할 만하다.
특유의 묵직한 소리가 웅장한 현악과 만났을 때의 감상, 음울한 그루브 안에서 리듬감이 어우러질 때의 떨림 등 다양한 감상이 가슴을 흔들게 한다. 노련하고 안정된 보컬 덕분이다.
히트 작곡가 김도훈, 에피톤프로젝트, 더네임, 퓨처 유니슨과 작사가 김이나, 민연재 등 든든한 프로듀서진의 색을 고스란히 받아들이면서도 케이윌의 자신감을 곳곳에 투영시킨 것은 강점이다.
수록곡 6곡은 ‘되돌아보는 지난날의 감상’을 주제로 일정한 톤을 유지해 서로 균형을 맞춘다. 그립고 아름다운, 그리고 가끔은 가슴 아픈, 그래서 자꾸 뒤돌아보게 하는 사랑과 이별의 그 본질을 노래하고 있다.
타이틀곡 ‘꽃이 핀다’는 불패의 신화를 이어가고 있는 케이윌-김도훈 황금조합의 가치를 증명할 발라드다. 절제된 가창력과 감성으로 듣는 이들의 가슴을 잔잔하게 저미며 ‘케이윌표’ 발라드의 저력을 과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꽃이 핀다’ 뮤직비디오는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한국판 OST과 매드클라운의 ‘견딜만해’, 효린X주영의 ‘지워’ 등을 작업하며 두각을 드러낸 신예 감독 ‘비숍’의 감각적인 연출력으로 사랑의 다른 이름인 이별에 대한 스토리를 통해 완성도를 높였다.
스포츠동아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