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버소울, 여자 힙합은 안 된다?

입력 2015-03-2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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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라이프’란 노래로 데뷔한 힙합그룹 러버소울, 만만치 않은 가창력과 무대매너로 주목받는 이들은 4∼6년의 연습생 생활을 거치며 실력을 쌓았다. 힙합에 관한 한 최고를 꿈꾸는 러버소울의 멤버 라라, 최초, 킴 (맨 위에서부터). 사진제공|위드에이치씨

■ 편견을 깨고 데뷔한 여성 힙합그룹|러버소울


작사·작곡까지…데뷔곡 ‘라이프’에 우리 생각 담아
처음부터 큰 인기 바라지 않아요…공감만으로 만족
재미동포냐고? 수원·순천·거제 출신 토종이랍니다


여성 힙합그룹 러버소울(라라·킴·최초)은 ‘라이프’란 노래로 2월 데뷔한 신인이지만 그 ‘포스’는 남다르다. 태생부터 힙합 가수인 듯한 그 외모에 “재미동포 아니냐”는 말이 절로 나오지만, 각각 경기 수원, 전남 순천, 경남 거제에서 태어난 ‘토종’들이다.

러버소울을 한 마디로 소개해보라는 말에 이들은 “할 게 많은 그룹”이라고 했다. 신인답지 않은 모습은 어디서 나오느냐는 질문에는 “서로에 대한 믿음이 있고, 각자 모두 자신감으로 충만하다. 무엇보다 즐기면서 하자는 마음에서 비롯된다”고 했다. 완성도 높은 음악, 여유로운 퍼포먼스에서 뿜어져 나오는 이들의 ‘힙합 아우라’는 탄탄한 내공의 외적 표출이었던 셈이다.

러버소울의 세 멤버는 모두 4∼6년의 연습생 기간을 보내며 실력을 닦은 준비된 신인이다. 라라(박글라라·25), 최초(최초아·23), 킴(김예슬·22) 모두는 어려서부터 힙합에 빠져든 ‘힙합소녀’들로, 각자의 사연을 갖고 실력파 음악그룹 매드소울차일드가 소속된 위드에이치씨에 연습생으로 모였다가 팀을 이루게 됐다. 연습생 시절 “마음 맞는 사람끼리 음악 작업해보자”며 만든 노래가 데뷔곡 ‘라이프’였고, 완성된 노래를 들으며 “운명적으로 우린 한 팀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각자 개성은 물론 성향과 성격도 다른데, 함께 모였을 때 큰 시너지가 드러난다. 자연스럽게 팀을 하게 됐다. ‘라이프’뿐만 아니라 여러 많은 곡을 만들어뒀다. 셋이 만들 때 신난다. 곡 작업할 가장 신나고 재미있다. 농담하다, 장난하다 자연스럽게 곡 작업이 시작된다.”

여성 힙합그룹 러버소울. 사진제공|위드에이치씨


러버소울(Rubber Soul)이란 이름은 1965년 나온 비틀스의 동명 앨범에서 따왔다. 달콤하고 경쾌한 로큰롤 밴드였던 비틀스가 음악에 철학적 깊이를 더하기 시작한 이 음반을 계기로 ‘진짜 뮤지션’으로 인정받기 시작했다는 점에 착안해 자신들도 진정한 뮤지션으로 발전해나가자는 의지로 지은 이름이다.

러버소울은 자신들이 만든 ‘라이프’를 통해 ‘네오 클래식 힙합 사운드’라는 장르를 선보였다. “옛 것과 새로운 것을 합쳐 우리만의 사운드를 만들었다”는 의미다. 멤버 모두 자작곡 능력에 랩과 노래 실력을 갖춘 ‘멀티 플레이어’들이라 무대에서 역할 구분이 없고, 각 노래에 어울리는 사람이 노래와 랩을 하는 식으로 활동한다.

러버소울은 분명 여느 걸그룹과는 다르다. “우리는 자유분방하다. 스스로 작사, 작곡하다보니 노래에 우리의 마음, 생각이 담긴다. 진정성이 더 느껴진다. 의상도 우리에게 맞는 걸 직접 선택한다”며 이들은 차별성을 설명했다.

힙합계 스타가 많이 나오면서 주류 장르로 주목받고 있지만, 여성 힙합그룹이 잘 된 경우는 드물다. 러버소울은 ‘여자 힙합은 안 된다’는 편견을 깨고 싶다고 했다.

“힙합의 매력은 비트다. 베이스와 드럼이 흥을 돋운다. 랩은 또 노래보다 좀 더 직설적으로 말할 수 있다. ‘듣기 좋은 음악이 좋은 음악’이라는데, 힙합으로도 충분히 힐링이 된다. 우리의 음악이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면 좋겠다.”

마니아들에겐 충분히 어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은 러버소울은 앞으로 대중에게도 폭넓게 다가가고, 그래서 마니아와 대중을 아우르는 아티스트가 되겠다고 했다.

“처음부터 큰 인기를 바라지 않는다. 우리 음악에 공감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성공한 것이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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