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를 진행하던 도중 갑자기 휴대폰을 꺼낸 이한철은 "기타대신 벤조로 '봄날'을 쳐봤는데 같은 음악이라도 느낌이 다르다"라며 직접 벤조를 연주한 영상을 보여주었다.
벤조를 연주하며 즐거운 듯 '봄날'을 부르는 영상 속 이한철과 이를 또 조용히 지켜보는 이한철의 모습은 곧 음악을 사랑하고, 이를 통해 사랑받는 음악을 만들어내는 뮤지션의 얼굴이란 어떤 것인지를 고스란히 보여주었다.
▲ ‘사계절 프로젝트’의 시작
이한철의 네 번째 솔로 앨범 '봄날'은 타이틀 그대로 '봄'을 테마로 한 앨범으로, 따뜻하고 감성적인 트랙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이한철은 "이번 앨범이 밴드와 솔로를 다 합쳐서 13번 째 음반이다. 앨범을 낼 때마다 아무래도 재미있는 테마같은 게 있으면 신나게 작업할 수 있더라"라며 "노래를 나누다가 계절별로 폴더 4개를 만들어서 넣어봤다. 그리고 시기적으로 가장 가까운 게 봄이니까 봄 폴더의 노래를 쭉 순서를 정해보니 예쁜 그림이 나와서 봄을 테마로 내게 됐다"라고 '봄날'을 설명했다.
물론 다른 폴더인 여름과 가을, 겨울에 해당하는 곡도 준비돼 있으며, 앨범 발표 역시 준비중이지만 그 시기는 아직 정확하지 않다. 이한철은 "보통 앨범 만드는데 두 달정도 걸리는데, 앨범을 내고 활동하면서 두 달동안 다음 앨범 만들고 하는 건 조금 힘들 것 같다"며 "그래도 계절 시리즈는 내고 싶고, 퐁당퐁당으로 봄·가을 내고 여름·겨울 내고 하는 것도 생각 중이다"라고 밝혔다.
이한철의 4계절 프로젝트의 서막을 알린 '봄날'이지만, 아직은 추위가 기승을 부릴 3월 2일이라는 발매일은 약간은 어색한 감도 있지 않다. 하지만 여기에 대해 이한철의 설명은 명쾌했다.
이한철은 "절기상으로 입춘이니 경칩이니 그래도 아직 봄이 되려면 더 있어야 하지만, 이왕 내는 것 그냥 깔끔하게 '3월 첫 날에 내자'라고 정했다. 그런데 1일은 휴일이라 안돼서 2일 음반을 냈다"라고 간결하고 명료한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이로 인한 약간의 수고로움은 감수해야 했다. '봄날'의 첫 싱글 컷트곡인 '넌 나의 넘버원'의 뮤직비디오는 이한철이 직접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촬영한 영상을 사용했으며, 노래 분위기에 딱 어울리는 화사한 날씨와 가벼운 옷차림으로 등장하지만 사실은 대부분이 거의 한겨울에 촬영된 것이다.
이한철은 "뮤직비디오 콘셉트가 봄을 찾아 떠나는 여행으로, 출연하는 사람들도 모두 현지에서 직접 섭외한 거다"라며 "날씨나 배경도 최대한 봄 분위기가 나는 곳으로 골랐고, 출연하는 사람들에게도 가벼운 옷차림과 '최고' 포즈를 부탁했다. 다행히 다들 재밌어하고 잘 도와줘 완성될 수 있었다"라고 에피소드를 전했다.
'봄날'의 트랙들은 처음 들을 땐 '역시 이한철'이라는 말이 나올법 하지만 두 번, 세 번 들을수록 '음?'이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지금까지의 솔로 앨범들과는 미묘하게 다른 사운드를 담고 있다.
기본적으로 '봄날'을 대표하는 사운드를 고르자면 컨트리다. 여기에 재즈와 스카, 팝, 어쿠스틱 등이 곳곳에 녹아 들어있다. 이한철 역시 "컨트리 느낌을 해보고 싶었다"라며 "그러다보니 벤조나 만돌린 같은 악기도 써봤다. 지금까지 내 앨범에서 이런 악기를 쓴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앨범을 계속 내다보면 뭔가 눅눅해지는 느낌이 있지않나. 멜로디나 분위기는 그대로 놔두면서 양념을 좀 바꿔보고 싶었다"라고 약간의 변화를 가미했음을 알렸다.
더불어 그는 "불독맨션과 솔로 이한철의 음악도 약간은 다르다. 불독맨션이 그루브한 음악 위주라면, 솔로 앨범은 편안한 음악 위주다"라며 "하지만 분명 일정 부분 교집합은 있다. 같은 요리사라고 해도 레시피나 재료에 따라 맛이 달라지지 않나. 다 재미있는 것 같다. 재미있으니까 하는 것 아니겠나"라고 설명을 덧붙여 이한철이 내는 다양한 맛을 즐겨줄 것을 당부했다.
▲ 새로운 프로젝트도 이미 시작됐다

이한철하면 직접적인 음악 작업 외에도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것이 '올댓뮤직'이다. 2010년 12월 처음 마이크를 잡은 이한철은 2014년 12월까지 4년간 진행을 맡으며 '올댓뮤직'을 지켜왔지만 2015년부터는 이승열에게 바톤을 넘겼다.
이한철이 '올댓뮤직'을 하차한 이유는 단순하다. 음악에 집중하기 위해서이다.
"음악에 집중하고 싶었다. '올댓뮤직'뿐만이 아니라 게스트로 출연중이던 라디오 프로그램도 연말에 다 그만뒀다"라고 밝힌 이한철은 "이름을 걸고 진행한 프로그램이 처음이었다. 4년간 나도 잘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혀 아쉬움보다 뿌듯함이 큰 하차임을 알렸다.
또 음악에 집중하겠다는 말처럼 '봄날'을 발표한 이한철은 채 한달이 지나기 전인 27일, '인디20주년 기념 컴필레이션 앨범'을 통해 불독맨션의 신곡 'Feels So Right'를 공개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4월 11일 홍대 벨로주에서 단독공연을, 5월 31일 사운드홀릭페스티벌 출연도 확정된 상태다.
데뷔 후 지금까지 22년이라는 시간동안 멈추지 않고 음악을 이어온 이한철은 "거의 인생의 반을 뮤지션으로 살아오면서 감회가 새롭기도 하다. 노래 제목은 '슈퍼스타'여도 진짜 슈퍼스타는 아닌데, 어쨌든 이 씬에서 안 멈추고 발 붙이고 있는 것 아니냐. 그걸 자축하는 의미가 있다"며 "쑥스럽기도 하고, 따로 20주년 이벤트 같은 건 안했다. 요즘에는 환갑 잔치도 잘 안하지 않나. 그래도 내가 처음 가수를 시작할 때 40대 선배들이 지금처럼 왕성하게 활동하지는 않았는데, 지금은 40대 가수들이 많다. 이런걸 보면 인디씬은 건강해 지고 있는 것 같다"라고 자신의 커리어보다는 인디씬의 발전에 더 큰 의미를 두는 것으로 20주년을 넘어선 소감을 대신했다.
그렇다면 이한철은 앞으로 음악인생에서 어떤 것을 이뤄보고 싶을까. 그는 "이루고 싶은 건 매번 바뀌기 때문에 딱 단정짓기 힘들다"며, 일단 과거 기억에 남는 공연들을 떠올리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이한철은 "2012년에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과 같이 서울 출근버스에 잔디를 깔고 버스에 탑승하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공연을 한 적이 있다. 그리고 2012년에 내 집에서 몇병이 모여 진짜 집에 놀러온 것처럼 같이 놀면서 노래부르고 한 적이 있다"라고 독특한 공연에 대한 추억을 들려주며 또 다른 참신하고 이색적인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품게 했다.
더불어 그는 "'봄날'의 수록곡을 거의 직접 작사를 했는데 딱 한 곡,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만 김소월 시인의 시에 노래를 붙였다. 그게 흥미로운 작업이었다"라며 "시를 가사로 노래는 만드는 작업을 취미처럼 하고 있다. 특히 옛날 시들은 생각지도 못한 어미들, 단어들, 표현들이 있어서 재미도 있고 공부도 된다"라고 새로운 취미생활을 공개했다.
이어 "엊그제도 백석의 바다, 기형도의 빈집 같은 시에 노래를 붙였다"라며 그 자리에서 녹음한 파일을 들려준 이한철은 '시를 테마로 한 앨범을 만들어보는 것은 어떠냐'라는 제안에 곧바로 "그것도 재밌을 것 같다"라고 답해 새로운 프로젝트는 이미 시작되고 있음을 알렸다.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벤조를 연주하며 즐거운 듯 '봄날'을 부르는 영상 속 이한철과 이를 또 조용히 지켜보는 이한철의 모습은 곧 음악을 사랑하고, 이를 통해 사랑받는 음악을 만들어내는 뮤지션의 얼굴이란 어떤 것인지를 고스란히 보여주었다.
▲ ‘사계절 프로젝트’의 시작

이한철, 사진|튜브앰프뮤직
이한철의 네 번째 솔로 앨범 '봄날'은 타이틀 그대로 '봄'을 테마로 한 앨범으로, 따뜻하고 감성적인 트랙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이한철은 "이번 앨범이 밴드와 솔로를 다 합쳐서 13번 째 음반이다. 앨범을 낼 때마다 아무래도 재미있는 테마같은 게 있으면 신나게 작업할 수 있더라"라며 "노래를 나누다가 계절별로 폴더 4개를 만들어서 넣어봤다. 그리고 시기적으로 가장 가까운 게 봄이니까 봄 폴더의 노래를 쭉 순서를 정해보니 예쁜 그림이 나와서 봄을 테마로 내게 됐다"라고 '봄날'을 설명했다.
물론 다른 폴더인 여름과 가을, 겨울에 해당하는 곡도 준비돼 있으며, 앨범 발표 역시 준비중이지만 그 시기는 아직 정확하지 않다. 이한철은 "보통 앨범 만드는데 두 달정도 걸리는데, 앨범을 내고 활동하면서 두 달동안 다음 앨범 만들고 하는 건 조금 힘들 것 같다"며 "그래도 계절 시리즈는 내고 싶고, 퐁당퐁당으로 봄·가을 내고 여름·겨울 내고 하는 것도 생각 중이다"라고 밝혔다.
이한철의 4계절 프로젝트의 서막을 알린 '봄날'이지만, 아직은 추위가 기승을 부릴 3월 2일이라는 발매일은 약간은 어색한 감도 있지 않다. 하지만 여기에 대해 이한철의 설명은 명쾌했다.
이한철은 "절기상으로 입춘이니 경칩이니 그래도 아직 봄이 되려면 더 있어야 하지만, 이왕 내는 것 그냥 깔끔하게 '3월 첫 날에 내자'라고 정했다. 그런데 1일은 휴일이라 안돼서 2일 음반을 냈다"라고 간결하고 명료한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이로 인한 약간의 수고로움은 감수해야 했다. '봄날'의 첫 싱글 컷트곡인 '넌 나의 넘버원'의 뮤직비디오는 이한철이 직접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촬영한 영상을 사용했으며, 노래 분위기에 딱 어울리는 화사한 날씨와 가벼운 옷차림으로 등장하지만 사실은 대부분이 거의 한겨울에 촬영된 것이다.
이한철은 "뮤직비디오 콘셉트가 봄을 찾아 떠나는 여행으로, 출연하는 사람들도 모두 현지에서 직접 섭외한 거다"라며 "날씨나 배경도 최대한 봄 분위기가 나는 곳으로 골랐고, 출연하는 사람들에게도 가벼운 옷차림과 '최고' 포즈를 부탁했다. 다행히 다들 재밌어하고 잘 도와줘 완성될 수 있었다"라고 에피소드를 전했다.
'봄날'의 트랙들은 처음 들을 땐 '역시 이한철'이라는 말이 나올법 하지만 두 번, 세 번 들을수록 '음?'이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지금까지의 솔로 앨범들과는 미묘하게 다른 사운드를 담고 있다.
기본적으로 '봄날'을 대표하는 사운드를 고르자면 컨트리다. 여기에 재즈와 스카, 팝, 어쿠스틱 등이 곳곳에 녹아 들어있다. 이한철 역시 "컨트리 느낌을 해보고 싶었다"라며 "그러다보니 벤조나 만돌린 같은 악기도 써봤다. 지금까지 내 앨범에서 이런 악기를 쓴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앨범을 계속 내다보면 뭔가 눅눅해지는 느낌이 있지않나. 멜로디나 분위기는 그대로 놔두면서 양념을 좀 바꿔보고 싶었다"라고 약간의 변화를 가미했음을 알렸다.
더불어 그는 "불독맨션과 솔로 이한철의 음악도 약간은 다르다. 불독맨션이 그루브한 음악 위주라면, 솔로 앨범은 편안한 음악 위주다"라며 "하지만 분명 일정 부분 교집합은 있다. 같은 요리사라고 해도 레시피나 재료에 따라 맛이 달라지지 않나. 다 재미있는 것 같다. 재미있으니까 하는 것 아니겠나"라고 설명을 덧붙여 이한철이 내는 다양한 맛을 즐겨줄 것을 당부했다.
▲ 새로운 프로젝트도 이미 시작됐다

이한철, 사진|튜브앰프뮤직
이한철하면 직접적인 음악 작업 외에도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것이 '올댓뮤직'이다. 2010년 12월 처음 마이크를 잡은 이한철은 2014년 12월까지 4년간 진행을 맡으며 '올댓뮤직'을 지켜왔지만 2015년부터는 이승열에게 바톤을 넘겼다.
이한철이 '올댓뮤직'을 하차한 이유는 단순하다. 음악에 집중하기 위해서이다.
"음악에 집중하고 싶었다. '올댓뮤직'뿐만이 아니라 게스트로 출연중이던 라디오 프로그램도 연말에 다 그만뒀다"라고 밝힌 이한철은 "이름을 걸고 진행한 프로그램이 처음이었다. 4년간 나도 잘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혀 아쉬움보다 뿌듯함이 큰 하차임을 알렸다.
또 음악에 집중하겠다는 말처럼 '봄날'을 발표한 이한철은 채 한달이 지나기 전인 27일, '인디20주년 기념 컴필레이션 앨범'을 통해 불독맨션의 신곡 'Feels So Right'를 공개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4월 11일 홍대 벨로주에서 단독공연을, 5월 31일 사운드홀릭페스티벌 출연도 확정된 상태다.
데뷔 후 지금까지 22년이라는 시간동안 멈추지 않고 음악을 이어온 이한철은 "거의 인생의 반을 뮤지션으로 살아오면서 감회가 새롭기도 하다. 노래 제목은 '슈퍼스타'여도 진짜 슈퍼스타는 아닌데, 어쨌든 이 씬에서 안 멈추고 발 붙이고 있는 것 아니냐. 그걸 자축하는 의미가 있다"며 "쑥스럽기도 하고, 따로 20주년 이벤트 같은 건 안했다. 요즘에는 환갑 잔치도 잘 안하지 않나. 그래도 내가 처음 가수를 시작할 때 40대 선배들이 지금처럼 왕성하게 활동하지는 않았는데, 지금은 40대 가수들이 많다. 이런걸 보면 인디씬은 건강해 지고 있는 것 같다"라고 자신의 커리어보다는 인디씬의 발전에 더 큰 의미를 두는 것으로 20주년을 넘어선 소감을 대신했다.
그렇다면 이한철은 앞으로 음악인생에서 어떤 것을 이뤄보고 싶을까. 그는 "이루고 싶은 건 매번 바뀌기 때문에 딱 단정짓기 힘들다"며, 일단 과거 기억에 남는 공연들을 떠올리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이한철은 "2012년에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과 같이 서울 출근버스에 잔디를 깔고 버스에 탑승하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공연을 한 적이 있다. 그리고 2012년에 내 집에서 몇병이 모여 진짜 집에 놀러온 것처럼 같이 놀면서 노래부르고 한 적이 있다"라고 독특한 공연에 대한 추억을 들려주며 또 다른 참신하고 이색적인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품게 했다.
더불어 그는 "'봄날'의 수록곡을 거의 직접 작사를 했는데 딱 한 곡,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만 김소월 시인의 시에 노래를 붙였다. 그게 흥미로운 작업이었다"라며 "시를 가사로 노래는 만드는 작업을 취미처럼 하고 있다. 특히 옛날 시들은 생각지도 못한 어미들, 단어들, 표현들이 있어서 재미도 있고 공부도 된다"라고 새로운 취미생활을 공개했다.
이어 "엊그제도 백석의 바다, 기형도의 빈집 같은 시에 노래를 붙였다"라며 그 자리에서 녹음한 파일을 들려준 이한철은 '시를 테마로 한 앨범을 만들어보는 것은 어떠냐'라는 제안에 곧바로 "그것도 재밌을 것 같다"라고 답해 새로운 프로젝트는 이미 시작되고 있음을 알렸다.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