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감위 전자카드제 ‘무리수’

입력 2015-03-31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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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 확대시행 권고안 의결 논란

2018년 전면 도입 확실한 입장정리 없이
경마 등 올해부터 적용 매장 20%로 확대
“전자카드 도입 재검토” 관련업계 바람 외면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위원장 이병진·사감위)의 무리수가 계속되고 있다.

사감위는 30일, ‘사행산업 전자카드제 시행 기본방향 및 2015년 확대시행 권고안’을 의결했다. 2018년 전자카드 전면 시행안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정리하지 않은 채 경마, 경륜, 경정 등 경주류에 대해 현재 전체 매장의 10%(7개)에서 시범 운영중인 전자카드제를 20%(14개)까지 확대하도록 권고했다. 전자카드제 적용 대상 기준을 당초 3만원 초과 베팅자에서 5만원 초과 베팅자로 완화했지만 전자카드 도입에 대해 전면 재검토를 원하는 관련업계의 바람은 이번에도 외면했다. 체육진흥투표권(스포츠토토)에 대해서는 온라인 발매의 경우 새 사업자와 계약할 때 전자카드 기능을 구현하고, 판매점을 대상으로 한 전자카드제를 단계적으로 시행하는 방안을 올해 중 마련토록 했다.

사감위 권고는 법적인 구속력은 없다. 그러나 미이행 시, 각 산업별 건전성 평가에 반영돼 사업자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다만 사감위는 위원회와 사업자가 추후 협의해 자율적인 전자카드 시행방안이 마련되면 이 권고안을 대체할 수 있도록 여지를 마련했다.

전자카드제는 경마·경륜·경정·카지노·복권은 물론 프로스포츠를 대상으로 한 체육진흥투표권(스포츠토토) 등 모든 합법사행산업을 이용할 때 개인의 신상정보가 입력된 카드에 금액을 충전한 뒤 사용토록 하는 제도다. 인권침해 가능성은 물론 합법산업 이용자들을 음지의 불법도박으로 이끌 소지가 다분하다는 문제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사감위는 당초 ‘2018년 전자카드 전면시행안’을 지난달 23일 확정할 예정이었지만 반대 여론에 밀려 한 달여의 시간 끝에 재논의했다. 사감위는 일단 올해 시범 운영중인 경주류 전자카드제 도입 확대 등을 의결하면서도 규제를 완화하는 쪽으로 한발 물러섰다. 그러나 문제가 됐던 ‘2018년 전자카드 전면 시행안’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아 앞으로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한 소식통은 “사감위 내에서도 2월 논의 때처럼 또다시 격론이 오고간 것으로 보인다”며 “전자카드 전면도입에 대해 사감위 내부에서 ‘2018년 전면도입이 되도록 노력한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뒤늦은 감이 있지만, 그나마 긍정적인 변화 아니겠느냐”고 평가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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