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제공|한극프로축구연맹
인천전 22경기 무승징크스 날려 울컥
절친 김도훈 감독에게 미안해서 울컥
하석주 감독 뜻밖 축하문자에 또 울컥
전남 드래곤즈는 5일 광양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K리그 클래식(1부리그) 4라운드 홈경기에서 1-0으로 이겼다. 1승3무(승점 6)가 된 전남은 5위를 마크했다. 이날 경기는 전남에 특히 중요했다. 전남은 앞으로 수원삼성(12일)∼포항 스틸러스(15일)∼부산 아이파크(19일)∼전북현대(26일)와 만난다. 인천은 나름 ‘수월한(?)’ 상대였다.
그런데 찜찜했다. 2007년 3월 이후 인천전 22경기에서 16무6패였다. 이렇듯 힘겨운 승부에서 귀중한 승리를 챙겼지만, 전남 노상래(사진) 감독의 표정은 마냥 밝지만은 않았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도 웃음을 거의 찾을 수 없었다. 오히려 간간히 말을 잇지 못해 “혹시 울고 있느냐”는 농담 섞인 질문을 받을 정도였다.
이유가 있었다. 기쁨과 미안함, 감동이 겹쳐진 묘한 감정 때문이었다. 행복하긴 했다. 올해부터 전남 지휘봉을 잡은 노 감독의 프로 사령탑 첫 승이었다. 그것도 8년 묵은 징크스를 깨며 얻은 소득이었다. 그러나 미안함도 있었다. 1970년생 동갑내기로 같은 시기 지휘봉을 잡은 인천 김도훈 감독과는 오랜 친구다. 3라운드까지 승리가 없던 전남처럼 인천도 2무1패로 무승을 이어가고 있었다. 벗의 마음을 모를 리 없었다. 경기 후 둘은 인천 벤치에서 잠시 만나 격려를 주고받았다. “(김)도훈이도 이기고 싶었을 거다. 첫 승도 서로 올리지 못하고 있었으니…. 웃음이 안 나오더라.”
여기에 뜻하지 않은 감동까지 찾아왔다. 노 감독의 휴대폰에는 한 통의 문자메시지가 도착했다. ‘첫 승 축하해. 기도 많이 했다.’ 발신자는 지난해까지 전남을 이끌다 노 감독에 지휘봉을 물려준 하석주 아주대 감독이었다. 하 감독은 문자, 카카오톡 등 손가락을 통한 소통에 익숙지 않기로 유명하다. 노 감독도, 현장의 전남 직원들도 깜짝 놀랐다. “먼저 조언을 구해 답을 메시지로 받은 적은 있어도 먼저 문자를 보내주신 건 처음”이라던 노 감독은 “감정을 숨길 필요가 있는데, 아직 모든 게 처음이다 보니 행동이 서툴다”며 멋쩍어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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