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을 만나다⑤] 치타 “사람들의 관심? 고맙지만 눈치 볼 생각 없어”

입력 2015-04-13 14: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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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가요계에서 힙합은 유례없는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쇼미더머니’, ‘언프리티랩스타’ 등이 방송되는 날이면 포털사이트의 검색어를 힙합 가수들이 싹쓸이하며 각종 음원차트 상위권에도 힙합 가수들의 이름이 빠지지 않는다. 자연스럽게 힙합을 지향하는 음악가들이 많아지고 있으며, 단순한 덩치키우기를 넘어 질적으로도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한국 힙합 르네상스'라고 할 수 있는 지금, 이를 이끌어나가고 있는 언더와 오버의 다양한 뮤지션을 ‘힙합을 만나다’코너를 통해 만나보자>>


○서바이벌 프로그램, 힘들어도 실력 빨리 키우긴 좋아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 주는 아티스트 됐으면


일생일대의 기회란 언제 찾아올지 모른다. 그래서 항상 기회를 맞을 준비를 해놓지 않으면 눈을 뜨고 놓치게 되고 뒤늦게 땅을 치고 후회하게 되는 법이다.

케이블 채널 Mnet '언프리티 랩스타'도 치타에게는 일생일대의 기회였다. 힙합이라는 비주류 음악에 수도 적은 여성 래퍼라는 핸디캡에 짓눌렸다면 지금 그에게 쏟아지는 관심은 남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었다.

"'언프리티 랩스타' 출연 이후에 제 주변이 정말 많이 달라졌어요. 제가 입는 의상을 협찬 받는거나 제가 먹는 것, 그리고 사람들이 저를 보는 시선까지 바뀌었어요. 그동안 계속 가사를 쓰고 실력을 닦으면서 '언제든지 물만 들어오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상상 이상으로 관심을 받으니까 제가 준비한 배가 잘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그의 걱정처럼 '언프리티 랩스타' 이후 치타에게 쏟아진 관심을 예상을 훌쩍 뛰어넘은 것이었다. 그러나 '쇼미더머니'에 이어 '언프리티 랩스타'까지 남들은 한 번도 하기 어렵다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두 번이나 출연한 것은 자신의 실력을 믿은 치타의 배짱이 어느 정도인지를 알 수 있다.

"'쇼미더머니' 이후에 저에게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어요. 그리고 이런 서바이벌 프로그램들이 힘들긴 하지만 분명히 짧은 시간 안에 실력을 급성장 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긴 해요."

남들과 달리 '뜨겠다'는 목표가 아닌 '싸워 보겠다'는 투쟁의지로 무대에 선 치타는 끝내 이 프로그램의 최고 실력자로 꼽히던 제시를 이기고 마지막 6번 트랙을 따냈다. '듣보잡'이라던 AOA 지민의 디스 가사와는 달리 이제 그는 힙합신의 핫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처음에 출연 섭외를 받았을 때 고민을 많이 하진 않았어요. 그냥 다른 여성 랩퍼들은 누가 나올까 나올 사람이 있나 정도만 생각했었어요. 그리고 첫 촬영을 하고 나선 이건 누가 보겠나 싶었는데 반응이 조금씩 오기 시작했어요. 마치 로또를 맞은 것 같은 기분이었죠."


이제 치타는 '언프리티 랩스타' 이후를 고민해야 하는 시기를 맞았다. 그의 말대로 이 프로그램이 로또였다면 이걸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치타의 입지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순위라는 건 참 희한한 것 같아요. 진짜 실력있는 사람들이 계속 상위권에 있는 것도 아니고 실력이 의심스러운데 주목을 받는 사람들도 있고요. 그래서 저는 사람들의 기대나 관심을 의식하지 않으려고 해요. 그러다 보면 제 색깔을 많이 잃어버릴 것 같고 사람들은 뭘 좋아할까를 자꾸 생각하게 되니까요."

타인의 사랑을 받아야 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 대중의 눈치를 보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결국 그는 힙합답게 그리고 래퍼답게 자신의 이야기로 대중들을 매료시키겠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언프리티 랩스타'에서는 센 모습만 보여드렸잖아요. 아직 저는 보여드릴 모습이 많아요. 5월 중에 나오게 될 앨범에는 신나는 곡도 있을거고 섹시한 곡도 있을거에요. 이렇게 어떤 틀에 갇히지 않는 음악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아티스트가 됐으면 좋겠어요."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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