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양상문 감독, 루카스 하렐에게 부린 마법은?

입력 2015-04-1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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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상문 감독. 스포츠동아DB

LG 루카스 하렐(30)은 메이저리그 출신 선발투수다. 2012년 휴스턴에서는 1선발 역할을 했다. 팀에서도 기대가 높았다. 그러나 개막 후 3경기에서 보여준 경기력은 실망감만 안겼다. 2패를 거뒀고, 방어율이 8.79점으로 높았다. 결과보다 내용이 나빴다. 5이닝을 던진 것도 11일 잠실 두산전 6이닝이 처음이었다. 그때도 5실점이나 했다. 가장 큰 문제는 한 이닝에 와르르 무너진다는 점이었다.

LG 양상문 감독은 고민이 깊어졌다. 단순히 3경기의 결과가 나빠서가 아니다. 구위라도 안 좋으면 교체도 고려해보겠지만, 공 자체가 나쁜 게 아니었다. 양 감독은 “한 이닝에 무너지는 이유는 마운드에서 마인드 컨트롤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꼬집고는 “주자가 나갔을 때 한 템포 쉬어가거나 한 발 물러날 줄 아는 여유가 있어야하는데 메이저리그식으로 정면승부만 한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한국 야구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양 감독은 루카스의 투구 메카닉도 약간 손을 봤다. 외국인투수이기 때문에 큰 변화를 주지는 못하지만 부족한 부분을 고치기 위해 그만큼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실제 LG의 또 다른 외국인투수 헨리 소사(32)도 육성형 용병이다. KIA부터 넥센을 거쳐 LG까지 조금씩 변화하면서 A급 투수로 성장했다.

양 감독의 루카스 처방은 통했다. 루카스는 17일 문학 SK전에서 선발 등판해 6.2이닝 8안타 6삼진 1실점하며 호투하며 6-1 승리를 이끌면서 시즌 4경기 등판 만에 첫 승을 신고했다. 안타를 많이 맞았지만,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침착하게 다음 타자를 상대하면서 경기를 풀어나가는 게 예전과는 확실히 달랐다. 심판 판정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던 모습도 많이 없어졌다. 타자를 상대하는 데만 집중했고, 최고구속 151㎞의 빠른 직구에 커브와 체인지업을 적절히 섞어 SK의 한껏 달아있던 방망이를 차갑게 식혔다.

타자들도 한국무대에 연착륙하기 위해 노력한 루카스를 도왔다. 이날 홈런만 4방을 쏘아 올리며 6점을 뽑아내 선발투수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양 감독은 경기 후 “강상수 투수코치와 상의하면서 침착하게 경기를 하도록 하는 데 노력을 했다”며 “투구 메카닉의 변화는 큰 게 아니다. 투구할 때 몸이 자꾸 돌아가는 것에 대해서 얘기했지만 그보다는 마인드의 변화가 크다”고 말했다. 루카스도 “(최경철) 포수의 리드가 좋았다. 타자들이 점수를 내줘서 편안하게 공을 던졌다”며 동료들에게 공을 돌리고는 “앞으로 좋은 피칭을 하도록 하겠다”고 이를 악물었다.

문학|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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