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C 손민한의 이닝당 투구수는 13.84개에 불과하다. 2010년부터 3년간 1군 마운드에 단 한번도 서지 못했지만 최적의 투구폼에서 나오는 공의 회전력과 타고난 담력을 앞세워 타자와의 빠른 승부를 즐기고 있다. 사진제공|NC 다이노스
이닝당 13.84구…현재 최소 투구수 1위
칠 수밖에 없는 코스에 볼 던져 빠른 승부
안타 대신 범타…볼 회전력·담력의 차이
NC 손민한(40)은 20일까지 규정이닝을 던진 32명의 투수 중 이닝당 최소 투구수에서 1위에 올랐다. 이닝당 13.84구를 던져 2위 윤희상(SK·15.26구)보다도 훨씬 효율적이었다. 손민한이 올 시즌 4경기에서 평균 5.2이닝을 소화했으니, 경기당 80.8구로 거의 6이닝을 책임진 것이다.
손민한은 특히 23.1이닝을 던지는 동안 단 1개의 볼넷도 내주지 않았다. 40세 나이에 KBO리그에서 이처럼 가장 효율적인 피칭을 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그것도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년간 1군 무대에서 단 한 개의 공도 던지지 못한 투수가 말이다.
● 칠 수밖에 없는 볼을 던진다!
NC 최일언 투수코치는 “(손민한의 투구수가 적은 이유는) 타자들이 칠 수 밖에 없는 볼을 던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칠 수밖에 없는 코스에 공을 던지는 투수는 KBO리그에 꽤 많을 것이다. 그렇다면 핵심은 어째서 손민한은 정타를 맞지 않고, 범타로 타자를 처리할 수 있느냐다.
그 비결을 최 코치는 “회전력”에서 찾았다. “KBO리그 MVP(최우수선수) 투수가 되느냐, 2군에서 평생 노느냐는 결국 볼의 회전력에 달렸다”고 설명했다. 손민한은 전성기인 2005년, 암흑기의 롯데에서 18승으로 다승왕에 오르며 MVP에 올랐다. 그 당시 볼의 회전력이 10년이 흐른 올 시즌에도 어느 정도 건재하다는 얘기다.
회전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근원은 결국 최적의 투구폼에서 찾을 수 있다. 최 코치는 “땅 끝에서 발을 디디며 생기는 힘을 고스란히 공을 던지는 손끝으로 옮길 수 있느냐에 달렸다”고 설명했다. 이 말은 곧 손민한이 자신에게 맞는 최적의 투구폼을 지닌 투수이고, 그 폼을 유지할 수 있는 하체의 힘 등 체력을 잘 관리해왔다는 의미로 이어진다.
● 타고난 담력을 지닌 투수
롯데 시절부터 손민한을 지켜본 부산MBC 최효석 해설위원이 들려준 일화다. “2009년 손민한이 긴 재활 끝에 복귀전을 치렀다. 구속이 시속 130km대였다. 그런데 그 공으로 6이닝을 버티더라.” 손민한은 구속이 안 나와도 위축되지 않고 자기 공을 던지는, 타고난 담력의 소유자다. 이 때문에 결정타를 맞기도 하지만, 타자들이 칠 때보다 안칠 때 마운드에서 짜증을 오히려 더 낼 정도로 공격성을 지닌 투수다.
“개인주의적 선수”라는 얘기도 들었지만, NC 유니폼을 입은 뒤로는 다소 달라진 듯하다. 갈 곳 없는 그를 품어준 김경문 감독은 “그냥 보는 것만으로도 젊은 투수들에게 공부가 될 것”이라고 칭찬했다. 최일언 코치도 “전반기까지만 버텨주면 성공이라고 본다. 몸이 안 좋으면 참고 던지지 말고 언제든 얘기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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