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장수상회’ 황우슬혜 “똑똑한 캐릭터 연기하고 싶다”

입력 2015-05-04 10: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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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슬혜는 데뷔 7년차 배우임에도 선생님의 지도를 받으며 연기 연습을 꾸준히 하고 있다. 그는 “작품을 하고 있어도 항상 연습한다. 연기적으로 성장하는 게 느껴지더라”며 “스스로에 대한 믿음도 생기고 만족감도 높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4차원에 백치미 있는 청순한 인물로만 보더라고요.”

배우 황우슬혜가 본인에 대한 ‘편견’을 정의했다. 이는 황우슬혜를 캐릭터적으로 바라보는 충무로의 ‘갇힌 시선’이다.

황우슬혜의 말대로 그는 데뷔작 ‘미쓰 홍당무’(2008)를 비롯해 ‘과속스캔들’(2008) ‘펜트하우스 코끼리’(2009) 그리고 시트콤 ‘선녀가 필요해’(2012) 등 다른 작품이지만 어딘가 비슷한 역할을 소화해왔다.

배우 스스로 의도한 것은 아니었다. 그의 이미지에 맞는 캐릭터가 들어왔고 황우슬혜는 이를 최선을 다해 연기했을 뿐이다. 그렇게 필모그래피를 쌓으면서 알게 모르게 ‘편견’은 단단해졌다. 그 벽을 깨기 어려울 만큼.

“다른 캐릭터를 해보고 싶은데 편견 때문에 잘 안 돼요. 오히려 오디션을 볼 때 더 잘된 것 같아요. 오디션은 한 역할을 따내기 위해서 연기하는 거잖아요. 그래서 저에 대한 편견 자체가 없죠. 악역을 하고 싶어도 보여준 게 아무것도 없으니 바람에 지나지 않은 거죠.”

초조할 법도 하지만 황우슬혜는 도리어 마음을 비웠다. 연기적인 갈증은 꾸준한 연습으로 해소했다. 황우슬혜는 “내가 초조해한다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니더라. 다 내려놓고 연습하면서 ‘내 연기’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여유를 찾자 작품을 보는 마인드도 달라졌다. 황우슬혜는 다양한 작품을 통해 관객들에게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기로 마음먹었다. 그 즈음 영화 ‘장수상회’의 박양이 그의 앞으로 왔다.

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장수상회’는 성칠과 금님 그리고 이들을 응원하는 가족과 동네 사람들의 가슴 따뜻한 이야기를 그린 영화. 황우슬혜가 연기한 박양은 성칠이 근무하는 장수마트의 사장 장수를 사랑하는 인물이다. 장수에게 거침없이 들이대는 도발적인 여성이지만 때로는 장수의 딸 아영에게 큰 언니처럼 살갑게 대하는 등 다채로운 매력을 갖췄다.

“처음에는 캐릭터가 부담스러워서 잠깐 고민했어요. ‘내가 잘 소화할 수 있을까’ 싶었죠. 그렇지만 지금까지 한 역할과 달라서 매력을 느꼈어요. 그리고 강제규 감독님 작품이라 좋았어요. 감독님이 좋은 분이면 제 역할이 무엇이든 같이 작업해보고 싶었거든요.”

황우슬혜는 “역할이 크지 않아서 연기적으로는 아쉬웠지만 어쩔 수 없었다. 성칠과 금님의 사랑 이야기고 그들이 빛나야 했기 때문에 욕심 부리지 않았다”며 “처음에는 속상했는데 그 뒤로는 잊고 작품에 집중했다”고 털어놨다.

주연과 조연을 스스럼없이 넘나드는 배우 황우슬혜. 그는 이에 대해 “왔다 갔다 하면서 경험을 쌓는 과정”이라고 표현했다.

“박양으로 주연을 했으면 아마 못 했을 거예요. 오히려 조연이기 때문에 저를 믿고 맡겨준 거죠. 이렇게 조연으로 해봐야 다음에 이런 역할로 주연을 맡았을 때 더 크게 발돋움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러면서 황우슬혜는 도전해 보고 싶은 캐릭터로 “변호사나 의사처럼 스마트한 인물”이라고 바람을 드러냈다. 그러나 결코 서두르지 않았다. 그는 “욕심내지 않고 조금씩 여러 가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예전에는 한 작품을 하고 있을 때 차기작을 선택하지 않았어요. 겁이 많았거든요. 이제는 쉬지 않고 작품을 많이 하려고요. 열심히 하면 여러 가지 캐릭터도 맡을 수 있겠죠? 배우 황우슬혜, 많이 찾아주세요.”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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