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대구구장 1루 덕아웃의 추억

입력 2015-05-13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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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영수. 스포츠동아DB

“데뷔 첫 해 삼성 홈 덕아웃으로 썼었죠
15년 만에 1루 덕아웃 오니 기분 묘해”


“영수야! 손 한번 잡자!”

삼성 류중일(52) 감독은 원정팀인 1루 덕아웃에서 한화 배영수(34)에게 악수를 청했다. 한화 김성근 감독에게 인사하고 나오는 길에,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던 배영수를 발견한 뒤 반갑게 맞이했다. 배영수 역시 깍듯이 허리를 숙였다. 배영수는 14일 친정팀 삼성을 상대로 선발등판할 예정이다.

배영수는 12일 불펜피칭을 한 뒤 덕아웃에 들어와 “신인 시절이던 2000년 1루 덕아웃을 삼성이 홈 덕아웃으로 썼다. 데뷔전도 1루 덕아웃에서 했다. 그리고는 다음해부터 3루 덕아웃을 썼는데, 15년 만에 다시 1루 덕아웃에 오니 기분이 묘하다”며 미소를 지었다.

대구에서 태어나 대구에서 최고의 투수가 됐던 그는 지난해 말 FA(프리에이전트)가 되면서 한화로 이적했다. 그로선 어색할 법도 하다. 실제로 그는 “시범경기 때는 조용히 할머니 산소에 한번 다녀왔다. 어제는 오랜만에 대구에 와서 자주 가던 식당을 갔다. 십몇 년을 다니던 길인데, 느낌이 조금 묘하더라. 오늘 불펜투구를 할 때도 그동안 왼쪽에 관중석이 있었는데, 오른쪽에 관중석이 있으니 느낌이 조금 다르다”며 웃었다.

친정팀과의 첫 맞대결. ‘대구 팬들에게 인사를 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당연히 인사를 드리는 게 예의”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오늘도 대구구장 앞에서 팬이 야구공에 사인을 부탁하면서 25번(삼성 시절 등번호)을 적어달라고 하더라. 그런데 매직도 파란색이더라”며 웃고는 “대구 팬들이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고 고마워했다.

그러나 배영수는 “팬들은 재미있겠지만 친정팀이라고 특별한 마음가짐으로 던지기보다는 한 게임 한 게임에 최선을 다해 던지겠다는 생각뿐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디오 분석을 하는데 (최)형우가 역시 잘 치더라. 홈런 안 맞으면 다행이다. 삼성에 홈런타자가 몇 명이냐. (채)태인이는 하필 오늘 1군에 올라 오냐”고 말해 덕아웃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삼성은 14일 장원삼(32)을 선발로 내정하고 있다. 배영수가 한화로 이적할 때 가장 많이 통화하고 격려해준 절친한 후배가 바로 장원삼이다.

대구|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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