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명 ‘청춘 러닝맨’ 서울 도심을 질주하다

입력 2015-05-1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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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마가 주최한 러닝대회 ‘이그나이트 서울’에 참가한 1만명의 청춘 러너들이 서울 상수동 홍대 스타트라인을 출발하고 있다. 이 대회는 전 세계 10개 도시에서 열리는 대규모 러닝 캠페인 ‘이그나이트 유어시티’의 서울버전이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 젊음의 열기 가득했던 푸마 이그나이트 서울

‘젊음, 서울의 도심을 질주하다.’ 최근 건강을 챙기는 웰빙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러닝’을 즐기는 이들이 크게 늘고 있다. 특히 젊은이들 사이에 러닝은 단순한 운동의 수단을 넘어 하나의 문화로까지 자리 잡고 있다. 17일 젊음의 거리 서울 마포구 상수동 ‘홍대 삼거리’ 일대엔 1만 여명의 ‘푸른 청춘’이 모였다. 글로벌 스포츠브랜드 푸마에서 주최한 러닝 대회 ‘이그나이트 서울’에 참가하기 위해 푸른 유니폼으로 멋을 낸 ‘청춘 러너’들이다.


홍대선 오리샤·사인스피닝 등 분위기 업
서강대교∼여의도 강바람 맞으며 쿨러닝
도착지 여의도공원 싸이공연 축제의 대미




● 시원한 강바람 맞으며 더위 날려

이번 대회는 완벽한 쿠셔닝을 자랑하는 푸마의 ‘이그나이트’ 러닝화를 론칭하면서 전 세계 10개 도시에서 열리는 대규모 러닝 캠페인 ‘이그나이트 유어 시티’의 일환으로 개최됐다. 마라톤 코스로 도심 속을 달리자는 것이 대회 모토다. 무엇보다 러닝 대회로는 처음으로 ‘젊음의 거리’ 홍대에서 출발하는 파격을 보였다. 대회가 최근 러닝 문화를 주도하는 젊은층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홍대는 더 없이 좋은 출발 장소였다.

참가자들은 출발을 알리는 북소리와 함께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도심을 질주했다. 홍대에서 여의도 공원으로 이어지는 10km 코스로 구성된 이색적인 도심 속 레이스를 즐겼다. 홍대 앞 삼거리를 출발해 서강대교와 윤중로, 샛강공원길을 거쳐 여의도공원으로 달렸다. 특히 서강대교에서 강바람을 맞으며 초여름의 무더운 날씨를 시원하게 날렸다. 완주한 참가자들에게는 완주 기념 메달이 증정됐다.

대회에 참가한 최병호(25)씨는 “군대 있을 때 친구와 달리기 대회 참가를 버킷리스트로 넣고 계획을 세웠다”면서 “아직 여자친구가 없는데 생기면 함께 하고 싶다”고 말했다.



● 단순 달리기 아닌 문화축제의 장

이번 대회는 단순한 달리기 대회가 아니었다. 기존 러닝 대회와는 달리 문화 축제의 장으로 꾸며졌다. 대회 시작은 오후 5시였지만 팝업스토어가 들어선 인근 주차장엔 정오부터 이미 푸른 러너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푸마는 출발지 인근 주차장에 이그나이트 러닝화를 직접 경험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이벤트까지 즐길 수 있는 부스를 마련해 눈길을 끌었다.

그 뿐 아니다. 다채로운 공연이 열려 보는 이들을 즐겁게 했다. 큰 보드를 가지고 묘기를 부리는 익스트림 스포츠 ‘사인 스피닝’ 단체 공연도 그 중 하나. 화려한 퍼포먼스로 대회 참가 등록을 하려고 모인 이들은 물론 지나가던 시민들의 시선도 한 눈에 잡아끌었다. 러너들이 집결하는 홍대 삼거리에선 오후 4시경 퍼커션 그룹 ‘오리샤’의 공연도 펼쳐졌다. 출발지에 선 참가자들은 강렬한 비트에 맞춰 몸을 흔들었다. 흥미로운 볼거리일 뿐 아니라 달리기 전에 몸을 푸는 웜업으로도 충분했다. 축제의 대미는 도착지인 여의도 공원에서 싸이의 공연으로 마무리됐다.

가족과 함께 팝업스토어를 찾은 조인규(31)씨는 “1년에 한번씩 달리기 대회에 참가하고 있는데 메이커 대회에 참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며 “다른 대회와는 달리 타투를 해주고 공연을 하는 등 색다른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대구에서 연인과 함께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아침 일찍 KTX를 타고 서울로 왔다는 이세현(32)씨는 “단순히 러닝만 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공연과 이벤트가 함께 있어 젊음의 열기를 만끽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대회에선 35분대에 결승선을 통과한 김진환(31)씨가 1위를 했다. 그는 “대부분의 마라톤 대회가 오전에 하는데 오후에 시작한다는 점이 특이했다”며 “저녁에 서울 도심을 달릴 수 있어 매력적이었다“고 말했다.


■ 이모저모


●…젊은이들은 저마다 개성을 뽐냈다. 러닝 패션 뿐 아니라 신세대답게 다양한 스마트 기기로 무장해 눈길을 끌었다. 가장 눈에 띈 아이템은 달리면서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음악 감상 기기. 스마트 폰을 넣고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암밴드부터 블루투스 헤드셋과 방수가 되는 스포츠 MP3플레이어 헤드셋 등 다양했다. 얼리어답터들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운동량 등을 측정해주는 웨어러블 스마트 기기로 손목을 장식했다. 여기에 대회 주최 측에서 준비한 드론이 하늘로 날아오르며 스마트 러닝 대회가 완성됐다.


●…참가자들은 저마다의 팔에 각양각색의 타투(문신)를 새기며 완주를 다짐했다. 사전 행사로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마련된 푸마 팝업 스토어에서는 참가자들을 위한 타투 서비스가 진행됐다. 실제로 참가자들의 눈을 카메라로 찍은 후 스캔하고, 각자의 다짐이 담긴 레터링도 함께 새기며 달리기 전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이날 대회에는 경찰과 주최 측에서 준비한 스태프 등 안전을 위한 인력도 배치했다. 그 중 눈길을 끈 것은 자전거 패트롤. ‘두 바퀴로 하나 되는 이십대’(두바이)라는 동호회의 회원들이라고. 참가자들이 출발 전 공연을 보며 흥겨움을 만끽하고 있을 때 이들은 체력보충을 위해 길거리에 앉아 도시락을 먹으며 페달을 밟을 준비를 마쳤다. 동호회 회장인 조용성(29)씨는 막간 공연에 흥분이 되지만 진지하게 임하기 위해 마음을 다잡고 있다고.


●…유모차 군단 등 가족 단위의 참가자들도 눈에 띄었다. 행사가 햇살이 따뜻한 일요일 오후 진행되면서 가족들과 달리기 전 몸을 푸는 참가자들이 행사장 곳곳에서 포착됐다. 4살 된 딸을 유모차에 태우고 달리기에 나서는 김성우 씨는 “기록도 중요하지만 딸과 함께 달린다는 것이 설렌다”며 “무리하지 않고 아이와 좋은 추억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아내와 아들, 며느리와 홍대를 찾은 50대 중반의 남성은 “20∼30대 젊은 참가자들이 많아 걱정된다”면서도 “젊고 씩씩한 기운을 받아갈 수 있을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의 도착지점인 서울 여의도 여의도공원 문화공원에는 완주자들을 위한 기록 포토 타임존이 마련됐다. 참가자들은 완주 후 땀이 비 오듯 흐르는 와중에도 자신의 이름과 기록이 적힌 전광판 앞에 서서 사진을 남겼다. 저마다 자신의 기록 앞에서 메달과 함께 개성 넘치는 표정과 포즈를 취해 눈길을 끌었다.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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