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그때 이런 일이] ‘국민엄마’ 김혜자, 뮤지컬 데뷔

입력 2015-05-20 0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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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DB

■ 1995년 5월 20일

최근 막을 내린 KBS 2TV 수목드라마 ‘착하지 않은 여자들’은 ‘국민엄마’ 김혜자를 또 다시 새롭게 보게 했다. 74세의 나이에도 여전히 식지 않는 연기 열정은 진지함과 코믹함을 오가는 캐릭터로 시청자에게 신선함을 주었다.

김혜자는 오랜 세월 전형적인 ‘어머니’의 이미지로 비쳤다. ‘국민엄마’라는 말에는 지나침이 없다. 그런 그가 가장 세속적이면서도 뜨거움을 지닌 여자로 분해 무대 위에 나선 적이 있다.

1995년 오늘, 김혜자가 뮤지컬 배우로 변신했다. 이날부터 4일간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대극장에서 공연한 뮤지컬 ‘데이빗 킹 데이빗’의 여주인공으로 출연한 것이다. 이미 TV드라마는 물론 1967년 ‘유다여 닭이 울기 전에’를 비롯해 1987년 ‘19 그리고 80’(국내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는 동아연극상 여자연기상 수상작이기도 하다), 1991년 ‘우리의 브로드웨이 마마’ 등 연극 무대에도 나섰던 그의 뮤지컬 출연은 처음이었다.

‘데이빗 킹 데이빗’은 당시 기독교인 탤런트로 구성된 ‘TV탤런트 기독신우회’가 제작한 작품. 구약성서 속 다윗왕에 관한 이야기로, 현재 KBS 1TV 대하사극 ‘징비록’에 출연 중인 배우이면서 목회자로도 활동 중인 임동진이 김혜자와 함께 주연하고 연출까지 맡았다. 뮤지컬 ‘서울사람들’ 등으로 인기를 모은 작곡가 김정택이 음악을 담당했다. 당시 김혜자는 정영숙과 함께 더블 캐스트로 활약했다. 이들과 함께 이미 뮤지컬 배우로 활동 중이던 윤복희를 비롯, 한인수와 최주봉, 박찬환 등이 출연했다. 또 지금은 결혼생활에 충실한 음정희도 무대에 섰다.

김혜자는 다윗왕이 사랑하는 미갈 역을 연기했다. 내면에 뜨거움과 냉정함을 지닌 여자 캐릭터로, 김혜자는 뮤지컬 무대가 처음인데다 극중 역할을 떠올리며 “설레면서도 떨린다”면서 “노래에 자신이 없어 앉으나 서나 노래 연습을 한다”는 소감을 남겼다.(1995년 5월19일자 동아일보·사진)

배우에게 무대는 늘 그런 설렘과 떨림의 공간이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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