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년의 스타기수들, 다시 말 달린다

입력 2015-05-22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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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9일 렛츠런서울에서 추억의 이벤트 ‘트레이너스컵’ 경주가 열린다. 이날 경주에는 왕년의 스타 기수 9명이 기수로 활약했던 당시의 기수복을 입고 출전한다. 왼쪽부터 양재철 김점오 박윤규 홍대유 최봉주 우창구 김효섭 황영원 이신영 조교사. 사진제공|한국마사회

■ 렛츠런파크 서울, 트레이너스컵 특별경주

29일 양재철·김점오 등 전설들 한 무대에
경주 결과 맞히는 경품행사·소장품 전시
상금·출전수당 불우가정 장학금으로 전달

“아이고 뚝섬 서울경마장 시절엔 별 별일이 다 있었지. 그 때만 해도 지금의 경마중계방송 과는 하늘과 땅 차이지. 비 오는 날, 폭설 쏟아지는 날엔 ‘엄청난’ 중계를 했지. 소설을 쓰는 거야. 안보이니까 방법이 없어. 지금이야 모니터를 보고 하지만 그때는 눈(目)이 유일한 장비였거든. 출발 때부터 대충 1등할 것 같은 말을 중심으로 소설 쓰며 중계하는 거지 뭐. 관중들은 중계방송에 귀를 쫑긋 세우고 있었고. 나중에 결승선에 들어오는 걸 보니까 순위가 다 바뀌었어. 하하하.”

80년대 뚝섬 서울경마장 시절 유명 경마중계 아나운서로 활약했던 조정기(강릉영동대 승마산업과) 교수의 회고담이다. 그때는 그랬다. 중계방송도, 기수들도, 조교사들도 허름했다. 그러나 사람 냄새가 물씬 풍겼고 감동도 컸다.

그 시절. ‘역전의 용사’들이 다시 뭉친다. 왕년의 잘 나갔던 기수, 경마전문 아나운서가 한 자리에 모여 ‘올스타전’을 펼친다.


● 양재철 김점오 박윤규 등 왕년의 스타 기수들 한 자리에

오는 29일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특별한 이벤트 경주가 열린다. 이름하야 ‘트레이너스컵(Trainers‘ Cup)’. 한국마사회가 5월 마지막 주 ‘조교사 주간’에 이벤트로 마련한 경주다. 경주의 결과를 맞추는 경품행사, 조교사 소장품 전시 등도 준비돼 있다.

‘트레이너스컵’엔 왕년의 스타기수들이 출전한다. 참가기수는 양재철, 김점오, 박윤규, 홍대유, 최봉주, 우창구, 김효섭, 황영원, 이신영 등 9명. 이들은 모두 기수에서 은퇴해 현재 조교사로 활동하고 있다. 양재철 조교사가 기수로 활동했던 때는 1976년부터 1986년까지. 무려 29년 만에 말 등에 올라 기수로 출전한다. 우창구 조교사는 기수 시절 6841전을 뛴 백전노장. 최봉주 조교사와 김효섭 조교사도 5700전을 훌쩍 넘겼다. ‘트레이너스컵’에 출전하는 조교사들은 기수로 활약하던 당시의 기수복을 입고 출전해 ‘그때 그 시절’ 추억에 흠뻑 젖게 한다.

경주는 500M 직선 초단거리 코스다. 그야말로 속도경쟁이다. 예시부터 순위판정까지 모든 과정이 정식경주와 똑같이 진행된다. 하지만 이벤트 경주이기 때문에 베팅은 불가능하다. 상금도 있다. 1위 250만원, 2위 150만원, 3위 100만원. 상금과 출전수당은 모두 기부한다. 한국마사회도 이에 응해 매칭펀드로 기부금을 보태 총 1900만원의 금액을 마련했다. 기부금은 렛츠런재단에서 불우가정의 장학금으로 쓸 예정이다.

이날 경주 중계는 왕년의 경마전문 아나운서였던 조정기 씨가 맡아 오랜 팬들의 향수를 자극한다. 뚝섬에서 경마가 시행되던 때부터 경마를 즐겨온 팬들에겐 구수한 그의 목소리를 다시 들을 수 있다.

연제호 기자 sol@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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