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좌완 투수 풍년’ 두산이 웃는 이유

입력 2015-05-2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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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관-장원준-진야곱(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유희관·장원준·진야곱 좌완 선발 맹활약
불펜 함덕주·이현호도 필승조로 성장 중
손가락골절 이현승도 6월 중순 복귀 전망

격세지감이다. 한때 왼손투수가 없어 고민이 깊었던 두산이 올해는 ‘좌완 풍년’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선발과 불펜을 가리지 않고 수준급 왼손 자원들이 제 역할을 해내면서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사실 두산은 전통적으로 좌완투수 덕을 못 본 팀이었다. 지난해 유희관이 2년 연속 10승을 올린 것이 두산 왼손투수로는 최초의 기록이었을 정도다. 트레이드 시장이 열릴 때마다 좋은 왼손투수를 찾아 헤맸지만, 수준급 좌완투수를 쉽게 내줄 구단은 있을 리 만무했다. 그러나 올 시즌은 다르다. 선발과 불펜을 가리지 않고 ‘왼손 파워’가 대단하다.


● 유희관·장원준·진야곱, 왼손 선발 ‘슈퍼파워’

일단 선발진에만 3명의 토종 왼손투수가 포진했다. 이들 셋이 두산의 1위 탈환을 이끌었다. 22일에는 유희관이 6.2이닝 3실점, 23일에는 장원준이 7이닝 무실점, 24일에는 진야곱이 5이닝 1실점으로 나란히 선발승을 따내며 SK와의 주말 3연전 스윕을 이끌었다. 3명의 토종 좌완 선발이 한 팀을 상대로 연이어 등판하는 것 자체가 보기 드문 일. 이미 선발로 확실히 자리 잡은 유희관과 장원준에다 진야곱까지 5선발 역할을 잘해주니 남부러울 게 없다. 김태형 감독도 24일 경기 후 “진야곱이 오랜만에 선발로 나와 제 몫을 잘해줬다”고 흡족해했다.


● 불펜의 함덕주·이현호도 성장 중

불펜에서도 이현호과 함덕주가 중요한 몫을 해내고 있다. 지난해 팀의 중심투수로 성장한 함덕주는 시즌 초반부터 꾸준히 필승조 역할을 해왔다. 제구 불안으로 기복이 심한 단점을 드러내기도 했지만, 부상으로 이탈했던 노경은의 복귀 이후 부담을 덜면서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군복무를 마치고 복귀한 이현호도 묵직한 직구를 앞세워 힘을 보태고 있다. 중요한 상황에서 등판하는 장면이 점차 늘고 있다. 2m의 장신을 자랑하는 좌완 장민익만 성장해준다면, 두산은 불펜에서도 ‘좌완 삼각편대’를 구성할 수 있다.


● 또 다른 왼손투수 이현승 복귀도 초읽기

이들뿐이 아니다. 중요한 왼손투수가 한 명 더 있다. 복귀를 준비하고 있는 이현승이다. 시범경기 막바지에 손가락 골절상을 입어 전력을 이탈했던 그는 이제 재활을 마치고 하프피칭 단계에 돌입했다. 김태형 감독은 “늦어도 6월 중순까지는 1군에 올라올 것”이라고 밝혔다. 김 감독은 이현승이 복귀하는 시기에 전체적인 투수진의 구성을 고려해 보직을 결정할 계획이다. 선발로 복귀하든, 불펜으로 투입되든 이현승이 돌아온다면 천군만마다. 이제 두산 마운드의 대세는 확실히 ‘왼손’이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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