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면세점 후보지 동대문 피트인.
‘전쟁’, ‘대기업 자존심 싸움’ 등 다양한 수식어 속에 관심을 모았던 서울과 제주의 신규면세점 입찰 신청이 1일 마감됐다. 이번 입찰 대상은 서울이 대기업 2개와 중견·중소기업 1개, 제주가 중견·중소기업 1개 등 4개이다.
관세청에 마감시간인 오후 6시까지 접수한 기업은 서울의 경우 대기업 부문에 호텔신라와 현대산업개발의 합작법인 HDC신라를 비롯해 현대DF(현대백화점-중소중견기업 합작법인), 롯데면세점, 신세계디에프, 한화갤러리아, SK네트웍스, 이랜드그룹 등 7개다.
중견·중소기업 분야에는 유진기업, 파라다이스글로벌, 그랜드동대문DF(그랜드관광호텔), 중원면세점, 한국패션협회, 제일평화컨소시엄, 하나투어, 하이브랜드, 서울면세점, 세종면세점 등 10곳이다. 제주는 지역 공기업인 제주관광공사를 비롯한 중견·중소기업들이 참여했다.
중견·중소기업 분야에서 서울면세점과 세종면세점은 마감일인 1일 참여의사를 밝혔다. 서울면세점은 한류스타 배용준이 대주주인 키이스트와 인천·청주공항 면세점을 운영하는 시티플러스, 중화권쇼핑몰기업 판다코리아닷컴, 의류브랜드 노브랜드 등 8개 업체가 컨소시움으로 세운 법인이다. 세종면세점은 서울 명동의 세종호텔이 세운 법인이다. 이로써 서울은 대기업이 3.5대 1, 중견·중소기업은 10대1의 경쟁을 벌이게 됐다.
이번 서울 면세점 입찰은 마감 한 달여를 앞두고 내로라하는 기업의 오너들이 직접 사업을 챙기고, 그동안 교류가 없던 대기업간의 전격 제휴로 많은 화제를 낳았다. 면세점이 유통계의 전반적인 침체 속에서도 ‘나홀로 성장’을 거듭하는 알짜 산업인데다, 서울 신규면세점이 매출 1조에 순수익 700억∼1000억원도 가능하다는 예상이 나오면서 경쟁이 뜨거웠다.
관세청의 심사 결과에 따라 그동안 ‘별들의 전쟁’으로 불렸던 호텔신라 이부진 사장, 현대산업개발 정몽규 회장,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 현대백화점 정지선 회장, 롯데 신동빈 회장 등 재벌 2,3세들의 희비도 크게 엇갈릴 전망이다.
또한 대기업의 롯데, SK네트웍스, 중견·중소기업의 중원면세점, 그랜드관광호텔, 한국패션협회, 제일평화컨소시엄, 서울면세점 등이 몰려 면세점 후보지 중 가장 경쟁이 치열했던 동대문 지역의 승자가 누가 될지도 관심사이다.
관세청은 곧 관계부처와 민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심사위원회를 구성해 심사에 들어간다. 평가 기준은 관리역량, 경영능력, 관광 인프라 등 주변 환경요소와 경제·사회 발전 공헌도, 기업이익 사회 환원 및 상생협력 노력 등이다. 심사결과는 7월 중 나올 예정이다.
김재범 전문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