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아들 은혁 군 “아빠가 정말 자랑스러워요”

입력 2015-06-05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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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승엽이 3일 포항 롯데전에서 KBO리그 최초의 개인통산 400홈런을 터뜨린 뒤 인터뷰 도중 차남 은엽 군에게 뽀뽀를 하고 있다. 포항|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삼성 이승엽이 3일 포항 롯데전에서 KBO리그 최초의 개인통산 400홈런을 터뜨린 뒤 인터뷰 도중 차남 은엽 군에게 뽀뽀를 하고 있다. 포항|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삼성 이승엽(39)이 KBO리그 사상 최초의 개인통산 400호 홈런을 때려내던 3일. 그가 아버지 이춘광 씨와 아내 이송정 씨만큼이나 꼭 그 홈런을 보여주고 싶었던 인물이 있다. 장남 은혁(10) 군이다. 동생의 컨디션 때문에 2일 경기장을 찾지 못한 은혁 군은 3일 “아빠의 400호 홈런을 꼭 직접 보고 싶다”고 엄마를 졸랐다. 아내 이 씨는 그 덕분에 두 아들의 손을 잡고 야구장에 왔고, 온 가족이 역사적인 순간을 눈앞에서 목격하는 기쁨을 누렸다.

포항구장에서 만난 은혁 군은 신이 나서 야구장 복도를 누비고 있었다. ‘아빠가 대기록을 세워서 기분이 좋은 것 같다’는 질문을 던지자 무척 쑥스러워했지만, 이내 “아빠가 홈런을 쳐서 신난다. 아빠가 정말 자랑스러운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실제로 은혁 군은 집에서 TV로 늘 삼성 경기를 지켜보는 ‘일등팬’이다. “아빠가 잘 치면 기분이 좋은데, 잘 못 하는 날은 아주 약간 아쉽기도 하다. 그래도 우리 아빠가 자랑스럽기 때문에 괜찮다”고 멋쩍게 말했다.

안 그래도 이승엽은 여느 아빠와 마찬가지로 은혁 군과 둘째 아들 은엽(5) 군에게 남다른 애정을 쏟아왔다. 2015년 개정판 ‘진로와 직업’ 중학교 교과서에 각계 직업 종사자 17명 가운데 한 명으로 소개된 뒤에는 “이 일을 계기로 우리 아들들이 아빠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마음을 갖게 된다면 더 바랄 게 없다. 세 권을 선물 받기로 했는데, 은혁이에게는 먼저 보여줘야겠다”며 웃기도 했다.

아빠의 바람은 현실이 됐다. 은혁 군은 “우리 아빠는 나에게 늘 최고다. 늘 나한테 뭐든 ‘잘한다’고 용기를 주고, 자상하게 대해주신다”며 “나도 아빠에게 ‘(대기록을) 축하한다’고 말해주고 싶다”며 싱글벙글 웃었다.

포항|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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