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승엽이 3일 포항 롯데전에서 KBO리그 최초의 개인통산 400홈런을 터뜨린 뒤 인터뷰 도중 차남 은엽 군에게 뽀뽀를 하고 있다. 포항|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포항구장에서 만난 은혁 군은 신이 나서 야구장 복도를 누비고 있었다. ‘아빠가 대기록을 세워서 기분이 좋은 것 같다’는 질문을 던지자 무척 쑥스러워했지만, 이내 “아빠가 홈런을 쳐서 신난다. 아빠가 정말 자랑스러운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실제로 은혁 군은 집에서 TV로 늘 삼성 경기를 지켜보는 ‘일등팬’이다. “아빠가 잘 치면 기분이 좋은데, 잘 못 하는 날은 아주 약간 아쉽기도 하다. 그래도 우리 아빠가 자랑스럽기 때문에 괜찮다”고 멋쩍게 말했다.
안 그래도 이승엽은 여느 아빠와 마찬가지로 은혁 군과 둘째 아들 은엽(5) 군에게 남다른 애정을 쏟아왔다. 2015년 개정판 ‘진로와 직업’ 중학교 교과서에 각계 직업 종사자 17명 가운데 한 명으로 소개된 뒤에는 “이 일을 계기로 우리 아들들이 아빠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마음을 갖게 된다면 더 바랄 게 없다. 세 권을 선물 받기로 했는데, 은혁이에게는 먼저 보여줘야겠다”며 웃기도 했다.
아빠의 바람은 현실이 됐다. 은혁 군은 “우리 아빠는 나에게 늘 최고다. 늘 나한테 뭐든 ‘잘한다’고 용기를 주고, 자상하게 대해주신다”며 “나도 아빠에게 ‘(대기록을) 축하한다’고 말해주고 싶다”며 싱글벙글 웃었다.
포항|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