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만장 신성현, 인생의 그랜드슬램

입력 2015-06-11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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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신성현(맨 오른쪽)이 10일 대구 삼성전에서 4회 역전 만루홈런을 터뜨린 뒤 동료들의 격한 환영을 받고 있다. 일본야구에서 방출된 설움을 딛고 새로운 인생역전 스토리를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히로시마 →고양 원더스 →육성선수로 한화 입단 →삼성전서 프로 데뷔 첫 홈런

댄 블랙 10회 결승 장외홈런…kt 3연승
LG 한나한 결승포…넥센 박동원 결승타
NC 테임즈·롯데 강민호 21호 홈런 선두

기막힌 인생 스토리를 지닌 스물다섯 살의 늦깎이 샛별, 한화에 ‘신성(新星)’이 떠오르고 있다.

한화 신성현은 10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삼성과의 원정경기에 6번 1루수로 선발출장해 0-1로 뒤진 4회초 만루홈런을 때려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무사 만루 볼카운트 0-1에서 삼성 선발투수 차우찬의 한가운데 직구를 통타해 대구의 밤하늘에 별처럼 빛나는 하얀 무지개를 쏘아 올렸다. 중월 역전 결승 그랜드슬램. 프로 데뷔 첫 홈런이 만루홈런인 것은 역대 15번째였다.

등번호 01번을 단 그의 인생스토리는 더 기막히다. 서울 덕수중학교 졸업 후 야구 유학을 위해 일본으로 건너갔다. 교토국제고등학교에 진학한 그는 2학년 때부터 유격수로 자리 잡더니 강한 어깨와 폭발적인 장타력으로 이름을 알려나갔다. 그러면서 2008년 10월 일본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에서 히로시마 도요카프에 4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계약금 2000만엔(약 1억8000만원)을 받을 정도로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같은 해 소프트뱅크에 6라운드 지명을 받은 투수 김무영과 함께 야구 유학을 통해 일본프로야구 드래프트를 통과한 최초의 사례였다.

그러나 일본무대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1군에 한번도 오르지 못하고 2013년 10월 방출되고 말았다.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독립야구단 고양 원더스를 노크했다. 테스트를 통해 입단에 성공했지만, 2014년 6월 경기 도중 오른쪽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돼 수술을 했다. 그러는 사이 9월에 원더스는 해체됐다.

다시 어둠의 터널로 진입했다. 이때 그의 손을 잡아준 것은 원더스 시절 인연을 맺은 한화 김성근 감독이었다. 신성현은 서산에서 재활을 이어가다 5월 19일 육성선수로 한화와 정식 입단계약을 했다. 이후부터는 초고속 승진. 퓨처스리그 7경기에 뛰면서 타율 0.408(25타수 12안타), 2홈런, 5타점을 올렸다. 한화 전력의 핵인 외야수 김경언이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이탈하자 신성현은 5월 27일 정식선수로 등록됐고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이날 프로 데뷔 첫 홈런과 첫 타점을 만루홈런으로 장식하며 한화의 7-2 승리를 이끌었다. 신성현은 내야 전 포지션은 물론 외야수까지 뛴 경험이 있어 한화에서 요긴하게 활용될 재목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편 NC는 문학에서 SK에 7-2로 승리해 4연승을 달렸다. NC는 한화에 패해 4연패에 빠진 삼성을 2위로 밀어내고, 1위를 탈환했다. 잠실에서 LG는 1회 1사 1·2루, 한나한의 3점홈런(시즌 3호)으로 얻은 점수를 선발 류제국이 7이닝 6안타 5탈삼진 1실점으로 막아준 덕분에 3연패를 끊었다. 류제국은 시즌 3승(3패)째를 얻었다. 사직에서는 kt가 9회초, 2-7로 뒤지던 경기를 기적적으로 7-7 동점으로 만든 뒤 9회말 1사 1·3루를 무실점으로 막아내고 연장으로 끌고 갔다. 이어 kt 새 용병 블랙은 롯데 이성민을 상대로 우월 장외 1점홈런을 터뜨렸다. 6연속경기 타점이자 사직구장 역대 6호, 좌타자 최초의 장외홈런이었다. 이어 박경수의 2점홈런이 터졌고, 장시환이 10회말을 막아내며 10-7로 승리, 3연승을 달렸다.

대구|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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