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여행 제2편]활기 넘치는 마드리드의 벼룩시장

입력 2015-06-15 10: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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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투어 제공

이름도 모르는 벼룩시장

머릿속은 전체 여행 일정을 다시 조율하느라 바빠지고 있었다. 마드리드 일정을 늘리자니 포기해야할 곳의 이름들이 눈앞을 어지럽게 했다. 그것과 상관없이 반드시 가야할 곳부터 다녀오면서 차차 생각하기로 했다. 어떤 일이 있어도 꼭 가기로 마음먹은 곳은 바로 톨레도였다. 마드리드에서 버스로 약 한 시간쯤 떨어진 톨레도. 그곳으로 가는 버스는 메트로 6호선과 11호선이 만나는 엘립티카 역Plaza Eliptica에서 출발한다. 날을 잘못 선택한 걸까. 역의 한 귀퉁이에 자리 잡은 톨레도행 버스 매표소에는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금방 줄어들 거라 생각했지만 줄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고 시간은 어느새 점심시간을 향해 가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줄을 이탈해 역 밖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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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을 찾으려는 내 눈 앞에 갑자기 나타난 풍경은 무척이나 만족스러운 모습의 벼룩시장. 이름도 모르는 뜻밖의 시장은 꽤 규모가 커보였고 평일임에도 활기차게 움직이고 있었다. 시장은 크게 옷가지와 잡화 등을 파는 구역과 과일과 채소 등의 식품을 파는 구역으로 나뉘어 있었다. 우선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식품을 파는 곳부터 둘러보기 시작했다. 사람만 빼고 우리네 시장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았지만 이내 그들의 음식이 우리와 다르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마트의 맛보기용 음식처럼 내놓은 빨갛게 잘 익은 토마토. 달달한 설탕이 묻어있는 것 같아 얼른 하나를 집어 입에 넣었다. 하지만 설탕이 아닌 소금이 잔뜩. 옆에서 쳐다보던 꼬마 녀석이 일그러진 내 표정이 재미있다는 듯이 웃는다. 그렇다고 모든 음식이 다 그렇지는 않았다.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상인들이 건네는 오렌지, 사과, 견과류 같은 것들을 맛보았지만 하나같이 맛스러워 가방은 점점 더 무거워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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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을 반 이상 돌아봤지만 여행객으로 보이는 사람, 특히 동양인으로 보이는 사람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오롯이 마드리드 주민들만이 모여 있는 것 같은 이 시장에서 누군가는 사진을 찍는 나를 제지하기도 했고, 또 누군가는 소품까지 들고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어 달라고도 했다. 극과 극의 반응들. 그 속에는 신나는 라틴 음악을 목청껏 부르는 이들이 있었고 시장 옆 공원에서 한가로인 낮잠을 청하는 이도 보였다. 아직까지는 낯선 마드리드의 오후가 더욱 풍성하게 다가온 순간. 또 다시 미뤄진 톨레도 행에 대한 아쉬움 보다 나만이 아는 마드리드의 본 모습을 만난 것 같은 마음에 흐뭇함과 잠시 잊고 있던 허기가 함께 찾아들었다.

-TIP. 세계 3대 벼룩시장 엘 라스트로El Rastro

마드리드의 일요일은 특별하다. 세계 3대 벼룩시장이자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벼룩시장이라는 엘 라스트로가 열리기 때문. 500여 년의 긴 역사를 자랑하는 마드리드의 명물로 지하철 5호선 라 라티나La Latina역에서 쉽게 찾아갈 수 있다. 일요일과 공휴일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경 까지 열리는 이 시장에서는 헌 물건 보다 오히려 새 제품을 많이 판매한다. 어마어마한 크기의 시장을 둘러보다 보면 정말 특별한 물건을 한 가지쯤은 꼭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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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 마드리드 여행 준비하기

-항공권
대한항공이 인천 – 마드리드로 바로 갈 수 있는 직항을 주 3회(월, 수, 금) 운항한다. 마드리드의 바하라스 국제공항은 스페인과 전 세계를 연결하는 주요 관문으로 수많은 국제선과 국내선을 운항한다.

-통화 및 환전
스페인은 유로화(EUR, €)를 사용한다. 보조화폐로 센트(CENT, ¢)를 사용하며 100센트가 1유로이다. 동전은 1센트부터 2센트, 5센트, 10센트, 20센트, 50센트, 1유로, 2유로까지 다양하게 있고 지폐는 5유로부터 10유로, 20유로, 50유로, 100유로 까지 있다.
국내에서 유로화로 환전해가면 도착하자마자 바로 사용할 수 있으며 바하라스 공항 내에도 환전소가 있다. 시내에서는 메트로 역, 은행, 호텔 등에서 환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전자제품 사용
스페인은 우리나라와 같은 220V를 사용한다. 플러그 모양도 같아 한국에서 사용하던 전자 제품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비자
한국과 스페인 양국 간의 협정으로 단순 관광을 위한 방문 시 90일간은 무비자로 체류 가능하다. 그러나 관광 이외의 목적으로 방문하거나 90일 이상 체류할 경우에는 반드시 사전에 주한 스페인 대사관에서 입국 목적에 맞는 비자를 발급 받아야 한다.

-공항에서 시내로
마드리드 바라하스 공항에서 시내로 가는 방법은 다양하다. 택시, 공항버스, 메트로 그리고 광역 열차인 세르까니아스Carcanias가 있다.
택시 – 공항에서 시내 중심의 솔 역까지는 약 30유로.
공항버스 – 요금은 5유로. 24시간 운영한다. 바하라스 공항의 1번, 2번, 4번 터미널에서 각각 승객을 태운 버스는 오도넬O'Donell, 시벨레스Cibeles, 아또차Atocha 순으로 3번 정차한다. 하지만 심야시간(23시 50분 ~ 새벽 5시 40분)에는 시벨레스 까지만 운행하며 요금은 최대 20유로 지폐까지만 받는다.
메트로 – 터미널4에 메트로 8호선이 출발하는 Aeropuerto 역이 있다. 두 정거장 후에 터미널 1,2,3과 연결되는 역이 별도로 있다. 8호선 종점인 Nuevos Ministerios 역까지 와서 시내로 향하는 노선으로 환승하면 된다.
세르까니아스 – 공항에서 가장 빨리 시내에 갈 수 있는 방법. 하지만 터미널 4에서만 출발하고 운행 횟수가 적다는 단점을 갖고 있다. 공항버스의 종착지인 아토차역을 지나 프린시페 피오Principe Pio 까지 운행한다. 시내로 들어가는 관문인 아토차역 까지는 26분이 소요된다.

-오렌지 유심
하루 만원에 육박하는 데이터 로밍을 이용하기는 부담스럽지만 와이파이존을 찾아다니기 싫은 여행자들을 위한 최고의 아이템. 스페인 내에서 사용 가능한 선불 유심으로 1기가바이트를 사용할 수 있는 유심을 약 10유로에 구매할 수 있다. 솔 광장에 유심을 살 수 있는 커다란 오렌지 매장이 있다.

제공 : 모두투어(www.modetour.com, 1544-5252), TRAVEL MAGAZINE GO ON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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